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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 강도적 행위···머지않아 새 전략무기 보게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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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행동에 넘어갈 것이며,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1일 보도했다. 방송은 지난 28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이 장기성을 띄게 됐다”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1일 진행한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안건에 찬성하는 표시로 손을 들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1일 진행한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안건에 찬성하는 표시로 손을 들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리(북한)는 우리 국가 안전과 존엄 그리고 미래 안전을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북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 수 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으며 더욱더 막다른 처지에 빠져들게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의 대화 악용 허용안해" #"시간 끌수록 北위력 앞에 속수무책 당할 것" #"억제력 강화 상향은 미국에 달려 있어" 대화 여지도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의 강도적인 행위들로 하여 우리의 외부환경이 병진의 길을 걸을 때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고 있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본심을 파헤쳐본 지금에 와서까지 미국에 제재 해제 따위에 목이 메 그 어떤 기대 같은 것을 가지고 주저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면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31일 진행한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안건에 찬성하는 표시로 손을 들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31일 진행한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안건에 찬성하는 표시로 손을 들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연말까지 미국의 새로운 입장을 요구하는 ‘연말 시한’을 정했는데,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6월 30일)과 스웨덴 실무협상(10월 5일)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연말을 넘겼다. 북한이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당의 정책과 전략 노선을 정하는 전원회의를 열고 이런 입장을 정함에 따라 새해엔 핵 무력 강화를 통해 미국을 압박해 나갈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새로운 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뜻도 밝혔는데, 이날 '새로운 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단, 김 위원장 스스로 ‘전략무기’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길’은 장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략무기와 핵 무력 개발 및 실전 배치 등을 통한 무력강화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도발을 암시한 북한이 연말은 그냥 넘겼지만, 새해 벽두부터 군사적 긴장 조성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근간에 미국이 대화적 문제를 여기저기 들고 다니며 대화타령을 횡설수설하는데 이것은 애시당초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용의가 있어서가 아니다”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악용하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가 정한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겨 치명적 타격 피할 수 있는 시간 벌이를 해보려는 것일 뿐”이라며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 대화를 불순하게 악용하는 것을 절대 허용치 않을 것이며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얻게 된 발전의 대가를 다 받아내기 위한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밝혀, 대화와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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