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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티브로드 인수 성공…유료방송 ‘1강 2중’ 재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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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터넷 TV(IPTV)와 케이블 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시장이 ‘1강 2중’ 구도로 재편됐다. KT가 선두로 앞서가는 가운데 SK와 LG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불리며 뒤를 쫓는 모양새다.

CJ헬로 품은 LG와 2·3위 경쟁 #1위 KT도 추가 M&A 가능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IPTV 운영)가 종합유선방송 사업자(MSO)인 티브로드를 합병하는 것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합병 승인의 조건은 ▶결합 상품 동등 제공 ▶초고속 인터넷 커버리지(서비스 범위) 확대 등이다. 결합 상품 동등 제공은 티브로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KT나 LG유플러스의 인터넷을 사용할 때도 SK브로드밴드와 같은 조건으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변이 없다면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거쳐 내년 4월 합병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방통위는 9인 심사위원회를 통해 합병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1000점 만점에서 650점 이상을 충족하면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있다. 지난 15일에는 LG유플러스도 CJ헬로 인수에 대해 과기정통부의 조건부 인가를 받았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의 최강자는 KT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KT는 점유율 31.4%를 차지했다. IPTV(21.4%)와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10%)의 점유율을 합친 것이다. LG유플러스(12.4%)가 CJ헬로(12.3%) 인수를 완료하면 시장 점유율 24.7%로 유료방송 2위로 올라선다. SK브로드밴드(14.7%)가 티브로드(9.3%)를 합병하면 시장 점유율은 24%로 LG와 큰 차이가 없어진다.

KT도 M&A를 통해 격차 벌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선 KT가 케이블TV 업계 3위인 딜라이브(6.1%)의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 그동안 M&A의 걸림돌로 거론됐던 합산규제(합병 후 시장 점유율 33.33%로 제한)가 ‘일몰(규제기간 만료)’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KT에만 적용되는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긴 쉽지 않다”며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J헬로·티브로드·딜라이브 등 ‘빅3’ 케이블 TV 업체가 모두 IPTV 업체에 인수되면 유료방송 시장은 IPTV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 TV의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IPTV를 운영하는 통신 3사 중심으로 콘텐트 수급과 제작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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