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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 더 위험한 심근경색ㆍ뇌졸중, 2시간 이내 응급실 가야 후유증 적다

중앙일보

입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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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사는 A씨(54세)는 젊은 시절 스트레스를 주로 술과 담배로 풀었다. 그러다 40대 후반부터 생긴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운동과 체중조절, 절주를 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에서 술을 마시던 A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이 빨리 119에 신고한 덕분에 A씨는 근처 대형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검사결과 A씨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 그는 병원에서 약 30분에 걸쳐 심장시술을 받았다. 시술 후 심장 집중치료실로 옮겨져 한동안 집중치료를 받았고,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 A씨처럼 갑작스럽게 심뇌혈관질환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119에 신고해 치료 가능한 병원 응급실을 제때 찾으면 목숨을 건질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심뇌혈관질환을 특히 주의해야한다”며 “조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해 신속하게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온이 내려가면 몸의 혈관이 급격히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 중에서도 특히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근육이 죽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사망에 이르거나 뇌 손상으로 신체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지난 10년간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월별사망자는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기온이 가장 낮은 1월에 정점을 찍고 일교차가 큰 3월까지 높게 나타나는 추세다.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사망과 장애를 막을 수 있다.

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증상[질병관리본부]

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증상[질병관리본부]

갑작스런 가슴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날 때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또 몸 한쪽 마비, 갑작스런 언어 및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도 뇌졸중의 조기 증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해 가장 가깝고 큰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뇌경색)의 적정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은 심근경색 2시간 이내, 뇌졸중 3시간 이내로 알려져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가까우면서도 큰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재관류 요법(막힌 혈관을 다시 흐르게 뚫어주는 것)을 받으면, 발생하기 전과 같은 정상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심뇌혈관 질환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에 도착까지의 시간은 길다. 심근경색ㆍ뇌졸중 환자의 발병 후 응급실 도착시간은 1시간 미만이 20%, 3시간 미만은 50%다. 절반 이상은 적절한 치료를 받기 까지 3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얘기다. 병원 이송이 지체되면서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과 재발률도 상당하다. 뇌혈관질환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기준 7405명에 달한다.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정기적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확인이 필요하다. 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 등 생활습관 요인과 앞서 발생하는 선행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중증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자는 미세먼지에 취약한 민감 계층에 해당해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인 겨울철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나쁨’일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활동량을 줄이고, 의사와 상의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응급상황에 대비해 평소 심근경색ㆍ뇌졸중 증상을 미리 알고 대처요령을 익혀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

1. 담배는 반드시 끊습니다.
2.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입니다.
3.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4.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합니다.
5.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합니다.
6.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합니다.
7.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합니다.
8.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합니다.
9.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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