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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례당 안 만들면 한국당이 절반 쓸어” 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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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24일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비례대표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비례한국당 창당” 공식화 #“민주당도 비례당 보고서 있다”

준연동형 비례제(‘지역구 253·비례대표 47, 연동률 50%, 연동률캡 30석’)에서 지역구 당선자가 많이 나오는 제1,2당은 비례 의석을 확보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역구 후보는 없고 비례대표 후보만 있는 위성정당(비례한국당)을 만들면 위성정당이 비례 의석을 챙길 수 있다.

김 의장은 “마음만 먹으면 이틀 만에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비례한국당이 투표용지 상위(의석수순)에 오르도록 한국당 소속 의원 상당수가 일시적으로 당적을 그쪽으로 옮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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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비례한국당을 창당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범보수가 국회 의석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문건도 공개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도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해당 문건에 따르면 비례한국당 창당 시 총선에 큰 변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에 따르면 정당득표율을 민주당(40%), 한국당(35%), 정의당(10%), 나머지 정당(15%)으로 가정했을 때 비례한국당을 창당하지 않으면 민주당 125~128석, 한국당 110~112석, 정의당 17~21석이었다.

하지만 비례한국당 창당을 가정하면 사정이 달라졌다. 민주당 40%, 한국당 0%, 비례한국당 35%, 정의당 10%, 새보수당 5%, 우리공화당 5% 순으로 정당득표율을 기록하면 “범보수 진영이 152석으로 과반을 확보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민주당(120석)과 한국당(105석)은 지역구 의석만 확보하고 비례한국당이 비례의석 30석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비례한국당에 비례대표를 상당수 빼앗겨 전체적으로 8~11석만 확보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민주당은 보고서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출현에 고심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비례민주당’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부대표의 휴대전화에는 “민주당이 비례당을 안 만들면 자유한국당이 (비례 의석의) 거의 절반을 쓸어갑니다”라는 문자가 도착해 있었고, 이 부대표는 “네~고맙습니다. 박사님”이라고 답했다.

한영익·손국희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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