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이오닉 전기차 20대, 그랩 타고 인도네시아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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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현대차는 그랩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최윤석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 법인장, 리드즈키 크라마디브라타 그랩 인도네시아 대표,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연구기술부장관,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하맘 리자 인도네시아 기술평가응용청장. [사진 현대차]

13일 현대차는 그랩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최윤석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 법인장, 리드즈키 크라마디브라타 그랩 인도네시아 대표,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연구기술부장관,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하맘 리자 인도네시아 기술평가응용청장.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그랩 인도네시아에 아이오닉 엘렉트릭(EV) 20대를 공급한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25만대 규모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어, 다시 그랩 차량 호출 서비스(Car Hailing, 카 헤일링)를 통해 전기차 대표 모델을 인도네시아에 데뷔시키는 셈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 공략에 한 발짝 더 내디뎠다.

현대자동차와 그랩(Grab)은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해양투자조정부 청사에서 아이오닉 전달식을 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대로 시작하지만, 내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운영 대수를 수백 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그랩이 손잡은 'EV 모빌리티 서비스'는 내년 초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선보인다.

싱가포르에서 전기차 모빌리티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대차의 아이오닉EV. [사진 현대차]

그랩이 싱가포르에서 선보인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사진 현대차]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 EV는 그랩 측이 현대차에 판매 요청했다. 현대차는 그랩의 주요 투자자이긴 있지만, 토요타·혼다 등 일본 메이저 완성차업체도 함께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초창기인 동남아에서 그랩이 현대차 EV를 선택한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리드즈키 크라마디브라타 그랩 인도네시아 대표는 이날 전달식에서 "그랩의 전략적 투자자이자 파트너인 현대차와 미래 비전을 공유하게 돼 기쁘다"며 "전기차 기반 에코 시스템을 함께 성장시켜 인도네시아·동남아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정립하는 데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할 만큼 독보적 위치를 갖고 있다. 동남아 8개국 340여 도시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1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기업 가치는 14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그랩에  2억7500만달러(약 3200억원)를 투자했다.

아이코닉 EV의 데뷔는 지난달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 협약 발표 후 첫 프로젝트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2021년 양산에 들어가는 인도네시아 공장은 내연기관 차로 한정돼 있지만, 현대차는 향후 전기차 시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EV가 카 헤일링을 통해 자카르타 시내를 돌아다니게 되면 사전 마케팅과 함께 시장 선점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시작 단계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순수 전기차의 특별소비세율을 없애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싱가포르에서 그랩 카 헤일링을 통해 코나 일렉트릭 200대를 선보였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아세안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대 주행거리 271km로 한번 충전으로 하루 운행이 가능하다. 급속충전기로 충전할 경우 1시간에 80%(50kW 기준) 충전이 가능해 충전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최윤석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장은 "그 간 인도네시아는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이 덜 했지만, 최근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시선을 끌고 있다"며  "그랩과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네시아 EV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서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 공유 시장의 규모는 2025년 1970억 달러(약 234조원)로 전망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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