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당 18만원 부담 덜었다···미중 합의에 한숨 돌린 애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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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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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중 무역 합의로 아이폰당 150달러(한화 약 18만원)의 추가 부담을 덜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이 15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던 대중(對中) 추가 관세를 유예함에 따라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이 관세 부담을 피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애플이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애플은 부품 공급과 제조 동업자 등이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미·중 분쟁이 확산하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댄 아이베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애플에 선물을 제공했다며 “만약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됐다면 애플에 큰 타격이 되고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 공급에도 혼란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베스는 애플이 생산 가격에 변동이 없더라도 관세 부담을 떠안았다면 내년 주당 이익이 4%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애플이 만약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면 판매는 6~8% 줄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애플은 이미 애플 워치와 에어팟 헤드폰, 아이맥 데스크톱 컴퓨터, 홈팟 스피커 등의 제품에서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들 관세 일부도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텍사스 주 오스틴의 애플 생산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텍사스 주 오스틴의 애플 생산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트럼프 대통령을 자주 만나는 등 자사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미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여왔다.

아이베스는 “쿡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멈추지 않았다면 잃을 게 가장 많은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협상의 1단계 합의안에 서명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 무역 협상단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합의안에는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 확대 약속 등이 포함됐다. 미 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의 기존 관세 축소 가능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한 지 21개월 만에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미·중 양국 정부는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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