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결혼해줄래"…법안 심의 중 공개 프러포즈한 이탈리아의원

이탈리아 플라비오 디 무로 하원의원이 의회 법안 심의 도중 공개 청혼하는 장면. [ANSA 통신=연합뉴스]

이탈리아의 하원의원이 의회에서 국가적 사안을 두고 토론하던 중 불쑥 공개 프러포즈를 해 응원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극우 정당 동맹의 플라비오 디 무로(33) 하원의원은 2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3년 전 이탈리아 중부 지역에 발생한 지진 피해 지원 법안 심의에 참석했다.

그는 토론 중 의장에게 발언권을 신청했다.

발언권을 얻은 디 무로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법안 심의와는 관계없는 말을 했다.

그는 "의원들은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매일 바쁘다. 매일 정치적 토론을 하느라 여유가 없어 종종 진정한 가치를 도외시하고 우리를 돌보는 사람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등한시한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중요 사안에 대한 심의를 방해해서 죄송하지만,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날"이라고 말하더니 반지를 꺼내 방청 객석으로비춰 보였다. 그리곤 "엘리사, 나랑 결혼해 주겠어?"라고 청혼했다.

주변에 앉아있던 동료 의원들은 사전에 언질을 받은 듯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의회를 진행하는 로베르토 피코 의장은 이 상황을 탐탁지 않게 봤다.

피코 의장은 환호성이 멈추지 않자 굳은 표정으로 "이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런 식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디 무로 의원의 의회 프러포즈 장면은 유튜브에도 올라와 전 세계인의 반응을 받고 있다. 디 무로 의원은 이후 여자친구로부터 결혼 승낙을 받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