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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분데스리가 복귀한 전설..."베를린에 올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독일 축구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55) 전 미국 축구대표팀 감독 10년 만에 분데스리가로 돌아왔다.

강등 위기 베를린 감독 부임 #독일 축구 레전드 스트라이커 #미국, 독일서 성공 경험 있어 #"팀 위기 이겨낼 믿음 있다"

헤르타 베를린은 27일(현지시각) "안테 코비치 감독이 물러난다"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남은 시즌 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은 같은날 첫 팀 훈련도 지휘했다. 지난 14일 2019~20시즌 정규리그 1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0-4 참패를 당한 베를린(승점 11, 3승2무7패)은 15위까지 떨어졌다. 분데스리가는 리그 17, 18위가 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되고, 16위는 2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잔류를 가린다.

클린스만의 마지막 분데스리가 감독 경력은 2008~09시즌 바이에른 뮌헨이다. 뮌헨은 그가 사령탑을 지낸 유일한 클럽팀이기도 하다. 클린스만은 부임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베를린의 오랜 팬이고, 아들 조나탄(2017~19년 베를린 2군팀)은 이 팀에서 2년간 뛰었다"면서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영광이었다. 기쁘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팀에 100%를 쏟겠다"

클린스만은 2016년 11월 미국 지휘봉을 놓은 뒤, 지난 3년간 축구계를 떠나있었다. 그 사이 클린스만을 영입하려는 국가대표, 클럽팀이 많았다. '어느 팀으로 간다'는 부임설만 해도 유럽, 남미, 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여러 차례 났다. 지난달만 해도 에콰도르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할 것이라는 프랑스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그랬던 그가 다시 지도자를 맡는다는 소식에 전 유럽 축구가 들썩였다.

클린스만이 여러 곳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건 선수 시절 만큼이나 지도자로 인정받은 덕분이다. 그는 미국에선 성공적인 지도자였다는 평가다. 그는 2011년부터 미국을 이끌었는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에 올리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클린스만의 가장 큰 성과는 뭐니뭐니 해도 독일 대표팀이다.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약 10년간 황금기를 달린 독일 대표팀의 발판을 놨다. 클린스만은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 조별리그에서 충격 탈락한 독일에 부임해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3위에 올렸다. 당시 클린스만을 수석코치로 보좌한 인물이 바로 요아힘 뢰브다. 독일월드컵 후 클린스만으로부터 독일 지휘봉을 넘겨받은 뢰브는 지금까지도 독일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독일의 우승을 이끈 클린스만은 슈투트가르트 키커스, 슈투트가르트, 뮌헨 등을 거치며 1990년대 분데스리가 최고 골잡이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엔 토트넘(잉글랜드), 인터 밀란, 삼프도리아(이상 이탈리아), 모나코(프랑스) 등 유럽 클럽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은퇴는 2003년에 했다. 클린스만은 "단순히 승점을 쌓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물론 실수도 할 것이다.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나는 팬과 함께 힘을 합쳐 이 상황을 헤쳐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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