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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바른미래당 탈당…“손학규, 넘어선 안 될 선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김근식 경남대 교수. [중앙포토]

김근식 경남대 교수. [중앙포토]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6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김 교수는 안철수 전 의원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 참여한 안철수계 인사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착잡한 심정으로 오늘 탈당계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지금 바른미래당은 야당다운 야당이 아니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바른미래당은 야당다운 야당이 못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다.

그는 손학규 당 대표에 대해 “야당임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가 조국 사태 당시 바른미래당 집회에서 ‘조국이라는 폭탄을 제거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살 수 있다’고 주장했던 점을 언급하며 “제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는 말씀에는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야당임을 포기하신 거라고 생각했다”라고도 했다.

또 손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호통쳤다는 기사 내용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에게 지금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고 엄중히 호통쳐도 모자랄 판에 야당이 야당을 비판하며 결과적으로 여당 2중대라는 의심을 받아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에 대해 수구보수라 칭하면서 무엇을 위한 단식이냐고 비판한 대목에서는 더이상 야당다운 야당의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 대표도 황 대표 단식 장소를 찾아 위로하는데 바른미래당 대표께서 위로 대신 수구보수라고 비난하는 것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에 대해 수구보수라고 폄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오신환 원내대표 등 변혁그룹에 대해 징계에 나섰다는 보도를 오늘 접하고는 이제 더이상바른미래당에서 야당다운 야당을 기대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김근식 교수 페이스북]

[김근식 교수 페이스북]

김 교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제3지대를 노리는 소수정당의 의석만 확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야권 난립과 야권 분열로 민주당을 돕고 친여 성향 야당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를 반대하며 단식하는 것을 무조건 ‘수구보수’라고 비판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선거법 개정에 매몰되어 국민 뜻과 달리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돕는 중도라면 오히려 그게 ‘기득권 중도’ 수구 중도‘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 대해 “경제실정과 민생파탄, 안보무능과무능외교, 정치분열과 증오정치라는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 실패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며 “제3지대를 내세워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야당을 분열시키고 여당을 돕는다면 그것은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다운 야당을 세우고, 이길 수 있는 야당을 만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며 “미국에 있는 안철수 대표도 제 결정을 이해하실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다운 야당의 길에서 다시 만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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