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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젊은이여,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도전하며 꿈 향해 나아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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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인터뷰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시험은 마쳤지만 학생들은 앞으로의 진로와 취업 방향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앞으로 많은 갈림길에 서게 되는 청춘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무조건 도전하라”고 외치는 이가 있다. 9급 공무원에서 교육부 차관까지 올라 ‘고졸 신화’로 불리는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이다. 그는 “도전 자체만으로도 성공에 50% 다가간 것이며 실패해도 다음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외친다. 지난달 자서전 『이기우의 행복한 도전』을 내고 청춘에게 도전하는 힘을 강조하는 이 총장을 19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공유·협업하는 능력 갖춘 인성 #남 아닌 나와의 부단한 경쟁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조건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림동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실에서 학생들이 길러야 할 인재 역량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림동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실에서 학생들이 길러야 할 인재 역량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금 고교 교실에선 수능시험 결과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교육통’으로서 지금의 교육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나.

“대수술이 필요하다. 수능시험에 대해 객관성은 인정하나 공정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한날한시에 모두 똑같은 시험을 보므로 객관적이지만, 수험생 50여만 명의 각기 다른 능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공정하지 않다고 본다.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워 학교와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능력 중심이 아닌 학력 중심 사회로 만든다. 어릴 때부터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한 기계적인 공부만 할게 아니라 학생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는 다양한 경험과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학도 대대적인 혁신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경직된 교육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 인천재능대는 내가 총장으로 취임한 후 2013년부터 5년 연속 수도권 전문대(가·나 그룹) 중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그 원동력엔 ‘일대일 밀착 멘토링 시스템’이 있다. 교수와 학생 간 관계를 딱딱한 스승과 제자 관계에서 벗어나 교수가 학생의 멘토가 돼 각 학생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하고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학생은 각자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집중하게 돼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이는 곧 인천재능대의 취업률을 높이는 저력이 됐다. 이와 함께 대학에 현장 중심형 실습 환경을 마련해 학생들이 취업해야 배울 수 있는 일을 대학에서 미리 경험하도록 했다. 이 같은 유연한 교육 환경이 학생들의 역량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갖춰야 할 역량도 달라져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 습득 능력보다 다른 분야, 사람과 융합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경쟁과 소유보다 공유와 협업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아무리 똑똑해도 남들과 협업할 수 없는 인성을 지녔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해 어떤 일에든 꼬투리만 잡는다면 도태되기 쉽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좋은 인성과 좋은 기운을 내뿜는 태도를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고졸 출신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높은 벽에 부딪히며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겠다. 현재 역경을 겪고 있는 학생에게 조언한다면.

“남과 경쟁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내게 9급 공무원에서 교육부 차관까지 어떻게 올라왔냐고 물어본다. 진부한 말 같지만 나는 늘 ‘나와 경쟁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의 부족한 점을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늘 노력하며 나를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수년 전부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미래의 점장’이라 생각하며 매일 인사를 했다는 한 은행원의 얘기를 들었다. 그는 현재 점장이 됐다. 이처럼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상상하며 도전하면 된다.”

지난달 자서전 『이기우의 행복한 도전』을 냈던데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이기우 총장이 지난달 출간한 자서전.

이기우 총장이 지난달 출간한 자서전.

“공직 생활을 하며 다양한 상황을 겪었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어쩌면 벽에 부딪혀 도전을 멈춘 오늘날 청춘들에게 꿈과 도전이 거창하거나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내 경험을 모아 들려주고 싶었다. 또 옛 시간을 돌이켜보며 그동안 살면서 여러 의미 있는 국면을 열어준 소중한 인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취업난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많다. 도전을 앞둔 청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도전한다고 하면 크고 거창한 일만 생각하기 쉬운데, 생활 속 작은 일에도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도전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산 정상에 오를 확률은 오르지 않거나 오르거나 50%다. 산을 오르기로 결심한 마음가짐부터가 이미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절반의 확률에 다가서는 것이다. 도전했지만 다 오르지 못했어도 이는 다음 도전을 수월하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따라서 도전은 결과와 상관없이 모두 ‘행복한’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우주 만물 중에서 자기 자신보다 귀한 건 없다. 자신에 대해 스스로 자신감을 세우고 무엇이든 도전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이기우 총장
교육부 총무과장과 지방교육행정국장, 교육환경개선국장,교육자치지원국장, 김대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교육부 기획관리실장,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국무총리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인천재능대 총장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 4선 연임했으며 대통령표창·근정포장·녹조근정훈장·황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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