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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쇼, 달걀술, 후추보드카…술도 감기약이 될 수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16)

입동이 지나고 겨울이 시작되면서 찬바람이 불고 얼음 얼면서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생강차나 대추차를 마시며 감기를 예방하기도 하고, 목이아프거나 기관지가 안 좋을 때 배에 꿀을 넣어 푹 삶아서 배숙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핀란드에서는 감기기운이 있을 때 양파우유를 먹고, 스웨덴과 노르웨에서는 걸죽한 블루베리 스프를 먹는다. 중국에서는 비타민C가 풍부한 파뿌리 차를 마시기도 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고골모골이라는 따뜻한 우유에 달걀과 꿀, 버터를 넣어 섞은 음료를 마신다.

이와같이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감기가 걸렸을 때 민간요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있는데, 특별하게도 술을 감기약처럼 이용하고 있는 음료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프랑스 뱅쇼

레드와인과 과일을 함께 끓인 뱅쇼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개선, 감기 예방은 물론 피로 해소의 효과를 갖는다. [중앙포토]

레드와인과 과일을 함께 끓인 뱅쇼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개선, 감기 예방은 물론 피로 해소의 효과를 갖는다. [중앙포토]

비타민 C가 많은 과일과 계피, 정향 등을 와인에 넣고 끓이면 뱅쇼가 완성된다. 프랑스에서는 감기기운이 있거나 몸이 으슬으슬 추우면 뱅쇼를 즐겨 마신다. 이러한 뱅쇼는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건강을 증진하고 병을 피하게 한다고 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장기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유럽에서 각광받았다.

주재료인 레드 와인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우리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고 몸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이와 같은 성분은 동맥경화나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레드 와인과 과일을 함께 끓인 뱅쇼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개선, 감기 예방은 물론 피로 해소의 효과를 갖는다.

포르투칼 밀크브랜디
포르투갈에서는 우유를 끓인후 레몬즙과 시나몬, 브랜디 등을 섞어 ‘밀크 브랜디’로 감기를 이겨낸다. 브랜디는 브랜디와인(brandywine)의 줄임말로 네덜란드어로 ‘불에 태운 포도주(burnt wine)’를 뜻하는 ‘브란데베인(brandewijn)’에서 유래됐다.

보통 알코올은 g당 7kcal로 칼로리가 높은 편이지만 과일즙이나 포도주를 증류해 만든 브랜디는 열량이 낮아 비만인 사람에게 적당하고 식후 브랜디 한 잔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성인병 예방을 한다. 우유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된 완전식품으로 브랜디 한잔을 섞어 마시면 우유의 영양분이 몸에 빠르게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밀크 브랜디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생긴 감기에 특효약이 된다.

일본 달걀술

감기로 입맛이 없어 영양섭취를 잘 못할 때 칼로리가 높고 피로회복에 효과가 좋은 정종에 고단백질 식품인 달걀을 풀어 마시는 것은 우리 몸에 빠른 영양섭취를 하게 해 감기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준다. [사진 pixabay]

감기로 입맛이 없어 영양섭취를 잘 못할 때 칼로리가 높고 피로회복에 효과가 좋은 정종에 고단백질 식품인 달걀을 풀어 마시는 것은 우리 몸에 빠른 영양섭취를 하게 해 감기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준다. [사진 pixabay]

일본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면 뜨겁게 데운 정종에 날달걀을 푼 술인 달걀술을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푹 한숨 자고 나면 감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취침의 약주라고 부르는 일본의 민간요법 ‘다마고사케’라고 한다. 정종은 쌀을 발효시킨 곡주로 칼로리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정종 속에 들어 있는 오리제브린 성분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돕는 뛰어난 피로 회복제다. 감기로 입맛이 없어 영양섭취를 잘 못할 때 칼로리가 높고 피로회복에 효과가 좋은 정종에 고단백질 식품인 달걀을 풀어 마시는 것은  우리 몸에 빠른 영양섭취를 하게 해 감기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준다.

독일 글루바인 

뜨거운 와인 '글루바인'은 레드와인에 과일과 향신료를 넣고 약불에서 끓여 만든다.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지역에서는 프랑스 뱅쇼와 비슷하게 글루바인을 이용해 감기를 이겨낸다. [중앙포토]

뜨거운 와인 '글루바인'은 레드와인에 과일과 향신료를 넣고 약불에서 끓여 만든다.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지역에서는 프랑스 뱅쇼와 비슷하게 글루바인을 이용해 감기를 이겨낸다. [중앙포토]

독일에서는 오렌지 껍질이나 클로브(Clove), 시나몬(Cinnamon) 스틱, 여러 향신료를 넣은 티백을 와인에 넣어 좀 더 편리하게 글루바인을 마신다.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지역에서는 프랑스의 뱅쇼와 비슷하게 만든 글루바인을 이용해 감기를 이겨낸다.

독일의 축제나 벼룩시장 등에 가면 포장마차에서 한 국자씩 종이컵에 부어서 판매하는 경우도 많고 크리스마스나 가족행사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준비되는 따뜻한 음료이다.

러시아 후추보드카

후추나 고추가루의 매운맛 성분은 특별한 영양적 효능은 없지만 독한 술인 보드카에 매운 후추를 뿌려 병원균이나 감기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민간요법으로 먹기 시작한 것 같다. [사진 pixabay]

후추나 고추가루의 매운맛 성분은 특별한 영양적 효능은 없지만 독한 술인 보드카에 매운 후추를 뿌려 병원균이나 감기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민간요법으로 먹기 시작한 것 같다. [사진 pixabay]

러시아의 보드카는 수염이 얼어붙을 정도의 강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국민술이다.

밀, 보리, 호밀을 주원료로 한 무색, 무취, 무미의 고알코올 증류주다. 러시아에서는 보드카에 후추를 타 먹어 감기를 예방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소주에 고춧가루를 뿌려 먹으면 감기가 달아난다고 믿는 것과 비슷하다.

후추나 고춧가루의 매운맛 성분은 특별한 영양적 효능은 없지만 독한 술인 보드카에 매운 후추를 뿌려 병원균이나 감기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민간요법으로 먹기 시작한 것 같다.

스위스 

홍차에는 노화를 방지해 주는 항산화 물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옥수수나 감자를 증류시켜 만든 위스키에 홍차를 섞어 마시면 홍차의 다양한 미네랄 성분의 흡수를 도와 우리몸에 감기를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길러준다. [사진 pixabay]

홍차에는 노화를 방지해 주는 항산화 물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옥수수나 감자를 증류시켜 만든 위스키에 홍차를 섞어 마시면 홍차의 다양한 미네랄 성분의 흡수를 도와 우리몸에 감기를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길러준다. [사진 pixabay]

스위스에서는 홍차와 위스키를 1 대 1 비율로 저어 마신 후 잠자리에 들면 몸이 따듯해 져 금새 감기가 달아난다고 생각한다. 홍차는 녹차와 달리 여러 첨가물을 넣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설탕, 시럽, 레몬, 우유, 위스키, 와인 등은 홍차의 맛과 향을 더해 주는 첨가물이다. 홍차에는 노화를 방지해 주는 항산화 물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옥수수나 감자를 증류시켜 만든 위스키에 홍차를 섞어 마시면 홍차의 다양한 미네랄 성분의 흡수를 도와 우리몸에 감기를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길러준다.

오스트리아

따뜻한 우유에 달콤한 향이 일품인 럼주를 타서 마시면 온 몸에 달콤한 향기가 퍼지면서 몸이 나른해 지고 긴장이 풀리면서 푹 쉴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사진 pixabay]

따뜻한 우유에 달콤한 향이 일품인 럼주를 타서 마시면 온 몸에 달콤한 향기가 퍼지면서 몸이 나른해 지고 긴장이 풀리면서 푹 쉴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사진 pixabay]

오스트리아에서는 뜨거운 우유에 럼주를 타서 마신다. 럼주는 '해적의 술'이라고도 하여 서인도제도에서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술이다. 옛날부터 선원들이 많이 마셔왔던 술로 사탕수수로 만들어서 맛이 달콤하다. 감미로운 향기와 달콤한 맛이 특징인 럼주는 빵이나 쿠키, 아이스크림, 초코렛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한다. 따뜻한 우유에 달콤한 향이 일품인 럼주를 타서 마시면 온 몸에 달콤한 향기가 퍼지면서 몸이 나른해 지고 긴장이 풀리면서 푹 쉴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감기로 피곤하고 지쳐있는 심신을 달래주는 감기약인 셈이다.

이와 같이 전 세계에서는 술을 이용한 각양각색의 민간요법으로 감기를 이겨내고 있다. 많은 음주는 몸을 상하게 하지만 약간의 술은 우리몸에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영양공급을 원활하게 해준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 전세계의 술을 이용한 감기약으로 감기를 이겨내도록 하자.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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