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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애니 큰 별, 중국이 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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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그랑프리는…중국의 '샹그릴라의 전설'."

아나운서의 낭랑한 목소리에 환호를 외친 것은 중국 대표만이 아니었다. 인도에서 온 발라도, 한국에서 온 김동성PD도, 싱가포르에서 온 닉슨도, 홍콩에서 온 토니도, 그리고 일본 TBS방송의 카사하라 CG부장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 하나 된 박수야말로 이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인 이유이기도 했다.

22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한복판 마루노우치 빌딩 7층에서 열린 일본 TBS 방송 주최 '디지콘6+2'페스티벌 시상식은 그렇게 모두 하나가 된 자리였다. 올해로 8회를 맞는 이 행사는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해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을 시상하는 행사.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 예선을 도입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 5개국에서 자체 선발전을 거쳐 1등을 한 작품 5편과 일본 내 예심을 통과한 18작품을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350편, 300편이 응모한 것을 비롯, 아시아 각국에서 총 970편이 응모했다.

한국에서는 투바엔터테인먼트(대표 안성재)의 '오아시스'(그림)가 대표로 선발됐다. '오아시스'는 이날 인도의 '나쁜 알', 일본의 '기억'과 함께 우수상에 선정, 25만엔의 상금을 받았다. 김동성PD는 "일본은 물론 다른 나라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수준이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어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상식에 앞서 21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유명한 지브리 스튜디오와 '철권'시리즈로 잘 알려진 반다이-나무코 게임사를 둘러보았다.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겪는 아이디어와 자금 등 고민을 털어놓으며 이들은 쉽게 마음을 열었다. '쿵후 겟코'라는 단편을 만든 싱가포르 닉슨 펑 대표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문화콘텐츠진흥원 등을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국이 부럽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TBS 오가와 준 국제부장은 "내년에는 베트남 등 더 많은 아시아 국가에 문호를 개방해 아시아가 하나 되는 행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쿄=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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