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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 선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2국적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새 주인을 맞는다. 지난 5일 서울 김포공항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국적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새 주인을 맞는다. 지난 5일 서울 김포공항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HDC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금호산업은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HDC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 8063주(지분율 31%ㆍ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의 6개 자회사(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IDT)도 함께 인수한다.

구주(4000억원 미만)를 제외한 2조원 상당의 신주는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탄(뉴머니)’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 개선이 시급해서다. 올 상반기 9조5988억원에 달하는 빚으로 부채비율이 695.9%에 이른다. 업황 부진으로 같은 기간 1169억원 영업손실도 발생했다.

2조원 상당의 유상증자가 재무구조를 개선할 마중물이다. 증자하면 자본금(6월 말 기준 1조1061억원)이 3조원까지 늘면서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단숨에 절반 이상으로 낮아질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을 투입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신용등급을 높이면 수백억 원씩 새나갔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아시아나항공은)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내기업 신용을 평가하는 한 담당자는 “부채비율 관리와 함께 차입금 총액,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 능력을 전반적으로 개선한다면 신용등급도 현재 투기등급(BBB-)에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개선 절차는 본입찰이 순조롭게 이뤄질 때 얘기다. 구주 가격을 놓고 매각 주관사인 금호산업과 HDC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의 줄다리기가 본협상의 막판 변수다. 금호산업은 실제 손에 쥐는 구주 가격을 4000억원 이상으로 올려 받기를 원한다. 본입찰에서 인수 후보들이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약 3700억원) 수준으로 구주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 입장은 다르다. 경영 정상화가 필요한 기업이기 때문에 구주에 ‘경영 프리미엄’까지 더해 인수가를 책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차질없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매각작업이 무산되면 인수전 주도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본협상은) 무리없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채권단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연내에 매각 작업이 마무리돼 빠르게 경영정상화되기를 바란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기업가치가 점점 안정화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12일 선정됐다.   이날 열린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본입찰에 참가한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HDC 본사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12일 선정됐다. 이날 열린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본입찰에 참가한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HDC 본사 모습. [연합뉴스]

우선협상대상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본격적인 실사를 진행하면서 돌발 채무 가능성 등을 검토하면서 인수가 낮추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국내 2위의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장점을 내세우며 몸값 올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본입찰엔 HDC 컨소시엄을 비롯해 제주항공-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3곳이 참여했다.
HDC 컨소시엄은 지난 8일 본입찰에서 2조 5000억원 안팎의 입찰가를 제시해 1조 5000억원대를 써낸 제주항공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KDB산업은행을 통해 HDC 컨소시엄, 제주항공 컨소시엄이 항공운송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항공운송사업을 하려면 항공사업법 등이 제한하는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앞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 컨소시엄은 본 실사 및 협상, 이사회 의결과 같은 과정을 거쳐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연내 매각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은 금호산업으로 유입되며, 이 자금은 금호산업의 부채비율 하락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호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사업 등에도 투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염지현·곽재민·문희철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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