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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세월호 특별수사단…檢"백서 쓰는 심정 모든 의혹 수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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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혁 세월호 특별수사단장 [연합뉴스]

임관혁 세월호 특별수사단장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후 약 5년7개월 만에 꾸려진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이 11일 공식 출범했다. 수사단은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처벌 여부를 논외로 하고 세월호의 정확한 침몰 원인도 규명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사단장을 맡은 임관혁(53·사법연수원 26기) 수원지검 안산지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검찰총장 지시대로 이번 수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제기되는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단의 모든 구성원들과 혼연일체(渾然一體·행동, 의지 등이 하나가 된다)가 돼 지혜와 정성을 모아 최선을 다해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수사단은 단장 포함 검사 8명과 수사관 10여명 등으로 구성됐다.

첫 수사 대상 DVR 조작 의혹  

첫 수사 대상은 세월호 CCTV 저장장치(DVR) 바꿔 치기 사건이 유력하다. 특수단은 이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있는 세월호 내 CCTV 증거자료 조작 의혹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이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임 단장은 "이미 수사 의뢰된 기록(DVR 조사 의혹)은 확보했고, 향후 고발이나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이를) 함께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사 우선순위와 성공가능성 등을 고려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서 수사 중이던 ‘청해진 해운 특혜 대출 의혹’ 사건 기록은 아직 넘겨받지 않았다고 한다.

“수사 전제로 하지 않은 조사도”…의미는?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임 단장은 이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필요하면 수사를 전제로 하지 않은 조사까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형사처벌을 전제로 한 수사 외에 말 그대로 진상을 규명하는 ‘조사’ 도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검찰이 세월호의 정확한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노력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시 세월호 1차 수사팀은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무리한 증·개축과 과적, 선원들의 조타 미숙으로 인한 급변침을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선원의 조타 미숙 때문인지 단정할 수 없다"며 조타기나 프로펠러 고장이나 조타유압장치 내 문제점 등 기계 결함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법원의 결정 이후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싸고 각종 음모론도 난무했다.

이에 따라 특수단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뒤집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세월호 침몰 원인을 포함, 지난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최대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과학고 출신 한상형(40·36기) 부산지검 검사와 김경태(40·변호사시험 1기) 수원지검 검사를 수사단에 합류시킨 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임 단장은 “사건을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 전문 역량을 가진 검사가 필요했고 그런 측면을 고려했다”고 했다.

헬기 구조 지연 부분…이르면 13일 수사의뢰  

헬기 구조 지연 부분 등도 수사 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일명 특조위 2기) 는 이에 대한 수사 의뢰 여부를 오는 13일 전원위에 안건으로 상정한다. 특조위 2기 조사결과 해경은 세월호 참사 당일 맥박이 뛰는 고(故) 임모 군을 바다 위에서 발견하고도 20분 안에 도착이 가능한 응급헬기가 아닌 배로 이송했고, 4시간41분이 걸려 병원으로 이송된 임군은 결국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檢, 총선 전 황교안 대표 겨눌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1차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수사 외압 의혹도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임 단장은 "세월호 가족협의회에서 고발한다고 하는데, 고발이 들어올 경우 그 기록까지 종합 검토한 뒤 향후 수사 방향이나 주안점 등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오는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을 고발한다.

한편, 임 단장은 세월호 유가족이나 사회적 참사 특조위 등과도 만난다는 계획이다. 임 단장은 “소통하고 협력할 부분을 해야한다”며 "빠르면 이번 주라도 특조위 측과 만날 생각"이라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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