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인헌고 사태 교육 본질 훼손, 진상 규명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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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학교ㆍ교실 정치 편향 교육 규탄 및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학교ㆍ교실 정치 편향 교육 규탄 및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향된 정치이념 교육 즉각 중단하라”“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 엄중히 문책하라”

3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정치편향' 교육을 규탄하는 구호가 연이어 들렸다. 보수성향 교원단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주최한 ‘학교‧교실 정치 편향 교육 규탄 및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교총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관계자 등 50여명이 모였다. 서울 인헌고에선 일부 교사가 학생에게 특정 정치사상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부산에선 교과과정에 나와 있지 않은 검찰 비판 내용을 중간고사에 출제해 논란이 불거진 게 계기가 됐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현행 헌법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도 교사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 단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학교와 교실을 특정 정치 시각으로 오염시키고 학생들을 편향적으로 경도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위법 행위며 묵과할 수 없는 교육 적폐”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에 철저한 조사와 단호한 조치도 요구했다. 하 회장은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그간 정치편향 교육을 몰랐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알고도 용인했다면 직무유기나 다름 없다”며 “조속히 진상을 밝히고 정치편향 교육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중한 문책과 단호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의 기자회견에 많은 보수단체 회원 및 보수 유튜버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의 기자회견에 많은 보수단체 회원 및 보수 유튜버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인헌고 사태는 지난 23일 인헌고 학생들로 구성된 ‘인헌고학생수호연합’이 기자회견 열고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반일사상을 강요하고 학생을 정치적 노리개로 이용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학생수호연합은 일부 교사들이 학교 행사에서 반일 구호를 외치게 하고, 수업시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뉴스는 모두 가짜”라고 발언하는 등 정치적 입장을 강요했다며 서울시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 시교육청은 23일 인헌고에 대한 특별장학에 착수했다.

또 부산의 한 인문계 고교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비판하는 제시문을 중간고사에 출제해 논란이 됐다. 시교육청은 시험규정을 어긴 것으로 보고 감사를 실시해 해당 교사와 학교에 징계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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