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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 문득 내리고 싶다, 간이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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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두 번 완행열차만 서는 간이역. 영화 '철도원'에서처럼 초로 (初老) 의 역무원이 흩날리는 낙엽 속에 외로이 수기(手旗)를 들고 서 있을 것만 같다. 짙어가는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간이역으로 떠나보자. 간이역은 늘 외로워서 혼자 떠난 여행객도 변함없이 반겨준다. 단, 뜸한 승차 시간만은 꼭 챙겨두시길.

*** 연하역

워낙 조그마한 역이다 보니 서울에서 직접 가는 건 없고 영월까지 가서 태백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영월역 바로 다음 역인 연하역은 하루에 통일호만 두 번 정차하고 역무원도 두 명뿐인 초미니 간이역이다.

겨울에 눈이라도 쏟아지면 그야말로 영화 속 풍경. 도보로 20분쯤 떨어진 곳에 자그마한 연하폭포만 있을 뿐 주변에 숙박시설도 없는, 시골 마을의 한가운데 섬처럼 떠있는 역이다.

033-374-0659.

*** 불국사역

시원한 바닷가를 끼고 달리는 동해남부선은 포항과 울산.부산까지 이어지는 산업용 철도이자 경주까지 거치는 관광 철도이기도 하다. 불국사나 석굴암 등을 먼저 둘러볼 생각이라면 경주역보다는 불국사역에서 내리는 것이 낫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오전 6시50분에 한 번 있다. 불국사역에서 불국사와 석굴암까지는 시내버스로 5분 가량 걸린다. 숙박은 근처에 온천이 있어 잘 조성된 편. 경주의 별미인 콩나물 해장국집도 여러 곳 있다. 054-746-7788.

*** 삼탄역

서울에서 직접 가는 방법은 없고 조치원에서 갈아타야 한다. 통일호가 하루에 세 번, 무궁화호가 하루에 두 번 정차한다.

충북선 충주에서 세 정거장 떨어져 있는 삼탄역은 충주호권의 인기있는 낚시터를 끼고 있다. 삼탄역 주변은 온통 강가다. 약간의 밤추위를 무릅쓴다면 가을의 낭만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의 강은 물이 맑고 얕아 가족 나들이에 좋다.

043-852-7786.

*** 희방사역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가다 보면 나온다. 통일호만 오전 6시50분. 오후 3시 두 차례 있다. 소백산을 오르려면 대부분 이 역에서 내린다.

소백산에는 내륙지방에서 가장 큰 폭포인 희방폭포(높이 28m)의 우렁찬 낙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옆 사람의 말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다.

소백산 국립공원(054-638-6796) 입장료는 2천6백원. 단양 방면으로 하산하면 다리안 국민 관광지(043-423-1243)가 나타난다.

울창한 숲.계곡을 끼고 삼림욕장.야영지가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어린이 5백원.

054-638-7788.

*** 도고온천역

서울역에서 장항선을 타고 천안을 지나 내려간다. 서울역에서 무궁화호가 아홉 번, 통일호가 한 번 정차한다. 알려지기는 온양온천이 먼저 알려졌지만 수질만 따진다면 도고온천을 더 쳐준다.

도고온천은 달걀 썩는 냄새가 나는 약알칼리성 유황천. 피부병과 류머티즘.동맥경화증.당뇨병.만성기관지염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중탕뿐 아니라 근처 숙소의 물도 대부분 온천수다. 아산시청 문화관광과(041-540-2565)에 문의하면 된다. 041-542-7788.

장시중 중앙M&B 기자

사진= 박종근 기자

중앙M&B에서 펴낸 '기차 타고 떠나는 여행'에 기차여행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실려 있습니다.

<사진설명>
하늘하늘 코스모스 피어있는 기찻길. 이젠 흔치 않은 풍경이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옛 철길을 찾아가서야 철길 옆 코스모스 밭을 찾았다. 전남 곡성의 구 곡성역 철로. 군청이 관광지로 한창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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