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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군사력 북한이 다소 우위|하디스티 미 태평양 사령관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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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북아시아에서의 미소군사 균형에 대한 평가는.
『태평양에서 소련의 핵심전력은 공군력과 대평양 함대로 후자는 소련의 4개 함대 중 최대규모다.
소련의 해군규모가 외형상 감축됐다고 발표된바 있으나 이는 해군력 자체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숫적인 감소도 그다지 중요한 것은 못된다. 폐기된 것은 낡은 전함들로 언제라도 은퇴시킬만한 노함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련 태평양함대의 전력은 지난86년 고르바초프의 블라디보스토크 선언이래 꾸준히 강화돼 왔다. 예컨대 핵 추진공격용 잠수함이나 유도미사일 파괴장비 등이 보강된 것을 들수 있다.
소련의 극동전역에는 아시아에 배치된 병력 중 최강의 전력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 배치군은 꾸준히 기동력과 화력을 향상시켜 왔다. 몽고에서 소련군이 철수하고 중소 국경주둔 병력을 감축시키겠다는 소련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소련지상군이 태평양지역의 전 전역을 통해 여전히 공격적인 군사활동을 전개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극동지역의 소련 공군력도 유사한 질적 향상을 이루었다. 4세대 전투기의 등장으로 최근합의 된 군축으로 인한 군사력의 손실을 상쇄할 수 있게됐다. 극동지역의 소련공군은 동북아시아와 그 주변 지역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 광대한 전역을 작전 반경 속에 포함시키고 있다.
지상이동이 가능한 SS-25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도입으로 소련극동군의 전력은 괄목할 만큼 향상됐다.
미 태평양 사령부의 임무는 유사시의 어떤 공격행위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소련은 우리가 겨우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주요 해군전투요원 부문을 제외하곤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숫적으로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숫자가 비교의 유일한 척도는 아닐 것이다.
우리의 기술적 우위, 보다 높은 수준의 전술적 주도권 및 전술혁신, 강력한 대 우방관계와 지정학적 이점, 그리고 뛰어난 양질의 병력 등으로 미국은 언제나 유사시의 돌발사태에 즉각 대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남북한 군사력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보는가.
『현재 밝혀진 병력수와 장비, 전투력배치 등에 입각해 살펴보면 북한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10여년간 한국군의 전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1백만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 65만명에 불과한 한국군에 비해 54%나 더 큰 규모의 군사력을 갖고 있다. 병력 수를 떠나서 전체적인 군사력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한국군은 군 현대화 계획에 힘입어 점진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본다.
양국간 군사력균형에 있어 주요한 변수는 바로 소련의 대 북한 군사지원의 규모라 할 수 있다. 소련은 한국과 민간차원의 교류확대를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 북한 군사지원을 계속해 왔다. 이에는 미그 23전투기, 미그 29전투기 및 SU-25기 등과 같은 최첨단 전투기를 비롯, 개량 된 지대공SA-3미사일, SA-5미사일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군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이 궁극적으로는 우세를 점하게 될 것이며 몰라볼 만큼 성장한 한국경제력도 군사력향상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한견해는.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미국의 주요이해 관계가 걸려 있다. 미국은 태평양국가이며, 또 앞으로도 그렇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아-태지역, 나아가 세계전역에서 유일한 파수꾼으로 남아 있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국은 자유와 독립에 대해 우리의 임무를 나누어 질 수 있는 우방국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런 사정은 현재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며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한국이 북한과 동등한 수준의 군사력을 갖게 될 이후에도 사정은 변하지 않을것이다.
주한미군의 역할은 한국이 외부로부터의 침략에 대해 전쟁 억지력을 지니도록 도와주고 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이 준수 되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한미방위조약은 분단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한 국민들의 노력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 왔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안정에 긴요하다.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는 군사력으로서의 주한미군의 규모와 능력에 대한 귀하의 평가는.
『주한미군의 임무에 비추어 그 규모와 능력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협정 수행을 통해 미군은 한국의 안보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군은 한국에 있어서의 대외침략을 저지하고 한반도와 극동아시아의 안보를 외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나는 미군이 한국에 있어서 지난 30년 동안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으며, 앞으로도 같은 길을 걸음으로써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롭고 성공적이며 우호적인 동맹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나는 한국정부와 한국인 절대다수가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할 것으로 믿고있다.
-미국은 현재 주한미군의 변화를 추구할 계획이 없다.
부시대통령도 한국의 안보를 위한 우리의 임무수행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번 방한시 한국 국회에서 미군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한국에 머무를 것이며, 미 행정부와 국민들 또한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남아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확인한바 있다.
그러나 미군의 한국주둔은 정적인 것이 아니고 동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미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해 주기적으로 재검토와 조정을 하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이 동북아 군사적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미국은 소련의 정책변화를 환영한다.
그러나 소련의 태평양지역 군사력에는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
체니 미 국방장관은 소련의 변혁은 미국과 우방들이 지난 40여년 동안 수행해온 성공적 전략의 직접적 결과이며 그 전략은 강력한 군사력에 바탕을 둔 굳건한 군사적 동맹과 공동목표의식, 그리고 가치체계의 공유 등에서 온 것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대소 봉쇄전략은 이 같은 정책성공에 절대적인 것이었으며 그 결과 소련은 현재 같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한소 관계개선이 한반도 휴전선(DMz)에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현재까지 한국 국내 상황의 전개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한국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소련이나 중국의 선도도 따르지 않고 있다.
-한국 내에서의 반미 감정과 일부 학생·재야인사들의 미군철수요구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미 군사협력관계는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지속돼 왔다.
그러나 반미문제는 80년대 들어 주한미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한국 내 일부반대세력과 학생들에 의해 확대돼 왔지만 믿을만한 여론조사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미군의 한국주둔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계속 밝히고 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는 한 미군의 주둔을 원하고 있다.
반미감정은 한국의 급속한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으로 본다. 미국인들도 정부의 국내외정책에 대해 활발한 논쟁을 벌이는 일이 흔히 있다. 우리가 요청하고 싶은 것은 공정하고도 균형 있는 논쟁의 전개다.』
-현재 논란이 일고있는 한국군에 대한 미군의 작전통제권 이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작전통제권 이양문제는 현재 양국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분명하게 언급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한미연합사가 군수 참모부장을 한국군 장성으로 대치한데 이어 한국군이 가까운 장래에 또 다른 권한 있는 자리를 맡게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한미양국 모두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지휘계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군이 자국방위에 대한책임을 더욱 많이 부담하면 할수록 안보를 위한 양국관계는 더욱 성숙되어 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안보문제와 관련, 지휘체계 구조와 조정과 관련한 제반 변화조치는 한미양국의 통합된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있는 것이다.
하디스티 사령관 약력 ▲미 조지아주아틀랜타 출신 ▲52년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해군소위 임관 ▲53년 해군비행사 ▲64년 하버드대학서 자연과학 석사학위 취득 ▲73년 전함 서배너호 함장 ▲77년 해군대학장 ▲82년 미7함대 항공모함 전투단장 ▲84년 미 해군 작전처장▲86년 미 태평양함대 참모장 ▲88년 9월 동 사령관 ▲부인 샐리 메이 아이브스 여사와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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