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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농심 기업변신에 박차|불황 대비하는 외곬 기업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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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철과 라면의 외곬기업 포철·농심이 새로운 부의 골짜기를 찾아 나선다.
포철은 첨단 통신분야에 뛰어들어「쇳물」이미지를 털고 농심은「라면」일변도에서 벗어나 유통부문에 본격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
철이 생산재의 대표적인「산업의 쌀」이라면 라면은 대표적인 소비재로「제2의 쌀」인 셈이어서 불황을 몰랐던 이들 기업이 변신을 꾀하는 것은「오늘 힘이 있을 때 내일을 준비해야한다」는 경영논리에 따른 것이다.
포철의 경우 21개 계열회사가 직·간접으로 철과 관련되지 않은 업종이 없고 농심도 총매출액의 70%이상을 라면·스낵에 의존해 왔는데 각각 스스로 기업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경영다각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탈 불황의 자구책으로 기업변신이 업계의 풍속도처럼 일반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호황기업들의 변신움직임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되 기존의 주력업종과 연관된「잘 알고있는」업종을 택해 위험부담을 줄이고 기존업종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특징.
포철은 지난4월 서울 사무소 내에 설치한 정보통신 사업기획부를 올해 안으로 별도회사로 독립시키고 VAN(부가가치 통신망), FA(공장자동화)등 컴퓨터·통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중 공장자동화 분야는 이미 단추하나로 생산라인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온라인 공정시스팀을 포항·광양제철소에 설치·운영하고 있고 84년부터 진출,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제철소의 전산화작업 등 해외경험도 있어 가장 자신하고 있는 분야다.
최대의 타킷은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VAN사업. 1단계로 92년까지 6백억원을 투자해 협력업체와의 전후방 전산망을 완비, 대외개방에 대처하고 95년부터는 수출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우고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1백60개사와 전산망을 갖추고 내년엔 7백50개사로 확대한 뒤 92년까지는 1천3백50개 협력업체 전체에 대해 희망업체는 모두 철강VAN으로 연결한다는 계획.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정보서비스 사업도 구상 중으로 특히 기존중소업체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분업·협업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즉 소프트웨어의 설계·제작은 중소전문업체에 맡기고 포철은 시장개척·파워공급·운영 등「소프트웨어 플라자」업무에 주력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서울사무소의 독립사옥신축 등 이미지부각 사업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올해의 경영지침을「변신」으로 정한 농심은 식품산업에 필수적인 유통분야를 확장, 종합적인 식품체조·유통·판매체제를 갖추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8천여 품목을 다루는「소규모 백화점」으로 이미 전국에 직영점 54곳과 2천5백 곳의 가맹점을 갖춘 계열사「농심가」의 사업확장이 1단계 목표로 오는 10월 광명시에 직영점 3곳을 증설하는 등 매년 5곳씩을 늘려갈 계획.
이와 함께 백화점· 외식산업 등 전문유통업 진출도 실무차원에서 타당성을 검토하고있다.
백화점 설립은 86년 서울공장이 경기도로 옮겨간 뒤 남은 신대방동 부지 1만1천평에 대한 용도계획 및 최근 해·공군본부 이전에 따른 입지여건이 바뀌면서 다시 검토되고 있고 외식산업 진출은 지난해 인수한 동래관광호델에 첫선을 보인 술·뷔페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차제에 신규업종으로 개발하자는 논의가 사내에서 일고있는 것.
이와 함께 올림픽 이후 급증한 해외수요에 맞춰 라면제조 플랜트 수출, 해외합작회사 설립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포장지 제조전문업체인 계열사 율촌화학을 중심으로 정밀·첨단화학용 신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새바람이 불고있다.<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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