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조민이 그 조민이 아니죠?” “아마 그 사람이 맞는 것 같고요”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김경진 의원과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나눈 대화 내용 일부다.
이날 김 의원은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례)이 질의한 내용 중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의 이름이 KIST 상징 조형물에 새겨져 있는 사진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이 원장에게 다시 질의했다.
김 의원은 “김성태 의원께서 질의하시면서 파워포인트에 올려준 부분 중에 KIST 조형물이 있고, 아마 KIST를 빛낸 이름이 쭉 쓰여 있는데, 거기 조민이란 이름이 있다고 하셨는데…….”라며 “그 조민이 그 조민이 아니죠?”라고 물었다.
이 원장은 “아마 그 사람이 맞는 것 같고요”라고 답을 했다. 그러자 국감장에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이 원장은 “그 조형물 이름이 KIST를 거쳐 간 2만6000명 전원의 명단”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김 의원은 “나는 정말로 조민 교수나 조민 박사나 조민 연구원, 동명이인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김성태 의원님이 잘못 질문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 질문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5일간 스쳐 간 인턴이고 증명서도 허위인데, 그런 사람 이름이 조형물에 있는 게 부끄럽지 않나”라며 되물었다. 이 원장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KIST 인턴활동에 충분치 않았고 확인서도 비공식적으로 내줬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KIST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질타했다.
최연혜 의원은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는 대학 때 KIST에서 인턴 활동을 3주간 했다고 기재했는데, KIST는 언론에 조 씨의 인턴 기간이 5일이라고, 조 장관은 2주라고 밝혔다며 3자가 엇갈리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태 의원(비례)은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 자기소개서에 활용한 인턴증명서의 진위를 따져 물었다.
이 원장은 “기관 공식 인턴증명서는 발급한 기록이 없다”며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초등학교 동창인 이모 소장이) 개인적으로 확인서를 써서 이메일로 보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조 씨의 인턴 활동 후 나온 연구 결과물도 없다고 확인했다.
김 의원은 또 KIST 상징 조형물 뒷벽에 조 씨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사진을 공개하고, “권력층 자녀가 아니면 가능한 일이겠나”라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