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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수익' 펀드 그 이름 믿고 싶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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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내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 상황에 관계 없이 일정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절대수익 펀드'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절대수익'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무는 펀드도 적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절대 수익 펀드란=주식관련 상품에 투자하지만 각종 헤징기법을 이용해 '채권+α'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파생상품 투자나 차익 거래 등을 통해 많지는 않지만 증시 등락에 관계없이 꾸준히 수익을 내면서 원금을 까먹지 않도록 설계됐다. 상승장에서는 덜 오르지만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낸다는 점에서 '시장 중립형 펀드'라고도 불린다.

20일 펀드평가기관인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의 절대 수익 펀드 7개 가운데 5개가 최근 3개월 동안 플러스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롱숏주식형(2.25%), 알파운용의 알파에셋뱅크플러스혼합형1(1.2%) 등이 하락장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5% 가까이 급락하면서 10% 이상 수익을 까먹은 주식형 펀드들이 속출한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어떻게 수익 내나=파생상품 투자와 주식 편입 비율 조정 등을 통해 최대한 안전하게 운용하면서 현.선물 차익거래를 통해 무위험 수익도 챙긴다. 최근에는 미래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상승률이 낮을 종목을 '공매도'(증권을 빌려 매도)해 두 종목간의 상승률 차이를 수익으로 얻는 '롱숏 전략'을 추구하는 펀드들이 많다.

예컨대 A주식의 1개월 후 상승률이 10%, B주식의 수익률을 5%로 가정하면 현재 B주식을 공매도한 자금으로 A주식을 사고, 1개월 후 A주식을 판뒤 B주식을 다시 사들여 수익을 내는 식이다. 투자자는 5% 포인트의 상승률 차이만큼 이익을 낸 셈이다. 하지만 주가가 당초 예상과는 반대로 움직일 경우에는 손실을 감수해야한다.

◆펀드별 운용 전략 살펴야=그러나 우리나라 증시 실정상 순수한 절대수익 펀드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을 빌릴때 내는 수수료가 높은데다, 대차거래가 가능한 종목도 많지 않아 공매도를 이용한 롱숏 전략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공매도 대신 지수 선물을 매도한다. 또 차익 거래를 거의 하지 않는 '무늬'만 절대 수익 펀드도 적지 않다는 게 펀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절대수익 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제로인 우현섭 애널리스트는 "절대수익 펀드라고 해도 펀드별로 주식 편입 비중과 운용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펀드에 가입하기 전 약관을 꼼꼼히 살펴야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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