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 조국 딸 논문에 “연구 윤리 위반 황우석 사태 반복”

의학계 원로 단체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논란을 비롯해 유사 사례가 의료계 내부에서 잇따라 발생한데 대해 자정 노력에 나섰다.

한림원은 4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의료계 내부에서 의학논문 관련 연구윤리 위반 사례가 다수 확인된데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한림원은 기초 및 임상분야를 포함한 의학 분야에서 현저한 업적이 있는 의학자들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다.

임태환 한림원 회장은 “최근 법무부 장관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의학논문과 관련 연구윤리 위반 문제는 의학계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실망을 줬다. 유사한 몇몇 사례가 알려지며 우리 의학계의 학문적 성과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연구를 조작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황우석 사태는 연구자의 야심이 빚어낸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이번 연구 윤리 위반은 황우석 사태와 스케일은 다르지만 이를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것이나 다름 없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림원 측은 대한병리학회가 논란이 됐던 논문에 대해 검증 과정을 거쳐 철회 결정한데 대해 “전문가의 학자적 양심을 지키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이었다고 판단하고 이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박병주 부회장은 “부모의 삐뚤어진 욕심이 담긴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현실에 드러난 사건이다. 어려운 의학논문에 무임승차한다면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이 크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의학계의 원로 석학 학술단체로서 후학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학문적인 모범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번 일로 상심한 국민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