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동구난민 출국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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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다페스트·빈 AP·AFP=연합】헝가리는 11일O시 (한국시간 11일 오전7시)를 기해 현재 헝가리의 임시 수용소에 수용돼있는 6천5백 명의 동독 인들이 서독으로 떠나는 것을 허용하고 약6만 명으로 추산되는 헝가리 내 동독인 관광객들 중에서도 서독 행을 원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할 것이라고 10일 발표했다.
헝가리 당국의 이주허가 방침이 발표되자 동독인 임시 수용소에서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으며 이어 11일O시 오스트리아의 국경선이 개방되자 동독난민들은 그들의 소형승용차 편으로 경계선을 넘기 시작, 오스트리아에 도착했다.
오스트리아 니켈스도르프 경계선 초소에 도착한 이들 제1진은 대부분이 30세 미만으로 어린이가 딸렸으며 오스트리아 영내에서 일단 그들의 승용차에서 내려 춤을 추면서 기뻐했으며 오스트리아 적십자사 측에서는 난민들에게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고 난민 모두에게 1인 당 오스트리아 화 7백 실링(54달러) 씩을 주었다.
11일 새벽에는 약2백대의 승용차가 월경할 것으로 보이며 이어 오전 중에 더 많은 난민을 태운 특별버스와 열차 7대가 도착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난민은 서독으로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호른 줄라 헝가리외상은 TV방송에서 현재 헝가리에는 약 6만 명의 동독 인들이 관광차 와있으며 더 많은 동독 인들이 오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동독에 돌아가지 않고 서독에 이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도 희망에 따른 출국이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독정부는 헝가리가 수천 명의 동독 인들에게 서방으로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동독내정에 대한 불법적인 간섭이라고 동독국영 ADN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동독 인들이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갈 수 있도록 허용한 헝가리정부의 이번 결정은 국제조약과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하면서 『헝가리가 서독이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이 같은 불법행위를 지지하게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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