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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모펀드 사고...라임운용, 274억원 펀드 상환금 지급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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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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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투자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엔 헤지펀드 업계 1위로 급성장한 라임자산운용이 우리은행 프라이빗뱅커(PB)센터를 통해 판매한 사모펀드의 상환금 274억원을 투자자들에게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고가 났다.

"10월 만기분 중 1600억 지급 연기될 수도" #사모펀드 시장 위축될까 업계는 노심초사

라임자산운용은 "오는 2일 만기가 도래하는 '라임 톱2 밸런스 6M' 사모펀드 3개의 상환금 400억원 중 274억원에 대한 지급을 연기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사모펀드는 교보증권의 우량 회사채권 펀드(레포 펀드)에 50%, 라임자산운용의 고수익 기업채권 펀드(라임플루토 펀드)에 50%를 투자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문제가 생긴 곳은 라임플루토 펀드 투자분이다. 라임운용이 최근 전환사채(CB) 등 편법거래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으면서 채권을 원활하게 매각할 수 없었던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금화가 된 레포 펀드 투자금액은 상환일에 먼저 지급하고, 라임플루토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현금화가 이뤄지면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임운용의 상환금 연기는 더 이어질 전망이다. '라임 톱2 밸런스 6M' 사모펀드는 우리은행을 포함한 2~3곳의 금융회사에서 7000억 원어치가 판매됐다. 지난 8~9월 만기가 돌아온 2000억원의 상환금은 투자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지급됐다.

 문제는 10월 이후 만기분으로 지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월 만기분만 28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1600억원(라임플루토 펀드 투자분)은 상환이 연기될 수 있다.

 이규태 라임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이번 상환금 지급이 연기된 펀드는 국내 대체투자 부문 중 라임플루토 펀드와 관련된 사항"이라며 "다른 주식형·채권형 펀드 등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선진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펀드(DLF) 사태와 KB증권의 호주 부동산 펀드 사건 등 투자사고가 이어지며 금융투자업계는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올 들어 사모펀드 시장은 최초로 400조원을 돌파하며 공모펀드를 대체할 업계의 먹거리로 부상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사모펀드의 투자자 기준을 49인에서 99인 이하로 늘리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는데, 최근 일련의 사태로 무산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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