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 가을, 맥주 덕후들의 축제가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오래]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26)

맥주 축제라면 무조건 찾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수제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축제에서 맥주를 맛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또 맥주 축제가 잦지 않아 다 참가해도 부담이 없었다. 당시 서울에서 열리는 축제는 물론이고 수도권, 공주, 대전, 부산까지 두루 찾아다녔다.

이제 맥주 축제에 골라가야 하는 때가 왔다. 맥주 축제가 우후죽순 늘어났기 때문이다. 두루 참석하려면 생업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그동안 부지런히 다니면서 모든 맥주 축제가 즐겁지마는 않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어떤 맥주 축제는 고작 네댓 개의 부스를 차리고 맥주 축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때로는 장소가 협소하고 시끄러웠으며 때로는 음식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어떤 축제는 주최 측의 운영이 미숙해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었다.

10월 초 맥주 축제 두 개가 잇달아 열린다. 그동안 경험으로 미뤄 추천할만한 축제들이다. 본격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야외에서 즐기는 맥주 축제가 될 것 같다.

비어페스트 강남(Beer Fest Gangnam)

비어페스트 강남. [사진 GMEG]

비어페스트 강남. [사진 GMEG]

10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 간 서울 강남구 삼성역 K-POP광장에서 열리는 ‘비어페스트 강남’은 국내 대표 수제맥주를 두루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강남구청 주최 ‘강남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20여개의 국내외 맥주 양조장이 참여한다.

울산의 화수브루어리와 트레비어, 부산의 허심청브로이·고릴라브루잉·프라하993, 일산의 더테이블브루잉컴퍼니·플레이그라운드브루어리를 비롯해 충북 증평의 플래티넘맥주, 강원 속초의 몽트비어가 부스를 차린다. 또 경기도 소재 브루어리들인 카브루·핸드앤몰트·아트몬스터와 서울의 비어바나·서울브루어리·더쎄를라잇브루잉 등도 맥주를 소개한다. 다이노브루잉, 단디브루잉 등 신생 브루어리들도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이와 함께 구스아일랜드, 쉐퍼호퍼 등 해외 맥주도 축제에 나선다. 맥주 종류로 따지면 150여종이 행사장에 펼쳐진다. 맥주와 함께 먹을 음식으로는 멕시코, 스페인 음식 등 7개 푸드트럭이 준비된다.

비어페스트 강남은 기존 맥주축제에서 쉼 없이 쿵쾅대는 음악소리가 불편했던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맥주 축제가 열리는 장소에서 강남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야외시네마’가 함께 진행된다. 10월 1~4일 기간 매일 저녁 7시30분에 국내 최대 LED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비어페스트 강남은 맥주 행사를 전문적으로 기획해 온 글로벌마이스전문가그룹(GMEG)이 맡고 있다. GMEG은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씨맥축제도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날짜 2019년 10월 1일(화)~10월 4일(금)
운영시간 15:00~22:00(10월 3일은 12:00부터 시작)
장소 서울 강남구 삼성역 K-POP광장

오색시장 야맥축제

오색시장 야맥축제. [사진 오산시]

오색시장 야맥축제. [사진 오산시]

비어페스트 강남의 바통을 이어받아 야맥축제가 10월 4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오산시 오색시장에서 개최된다. 오색시장 야맥축제는 2016년 시작돼 꾸준히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경기 최대 시장인 오색시장은 세계 각국의 특색 있는 음식들이 가득한 야시장 먹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야맥축제에서는 이런 강점을 살려 기존 시장 상점들과 야시장 셀러들이 운영하는 30개 이상의 푸트 카트가 마련된다. 다른 맥주 축제의 한정된 음식 메뉴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오색시장 야맥축제. [사진 오산시]

오색시장 야맥축제. [사진 오산시]

맥주 라인업도 군침을 흘리게 한다. 오산시장 내 자리를 잡고 있는 까마귀브루잉을 비롯해 레비브루잉, 플레이그라운드브루어리, 크래머리, 와일드웨이브브루잉, 더랜치브루잉, 바네하임, 칠홉스브루잉, 아트몬스터, 크래프트루, 버드나무, 펀더멘탈브루잉, 비어바나 등 20여개의 전국 맥주 양조장이 참여한다.

오산 야맥축제에 가면 맥주 양조장 관계자들의 밝은 표정이 인상적이다. 다른 축제와 비교할 때 10분의1 수준의 참가비를 내기 때문이다. 맥주를 팔면 고스란히 양조장 수익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이에 따라 다른 축제들에 비해 맥주 가격이 싸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시음에도 후한 경우가 많다. 부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맥주에 대해 전문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시음을 할 수 있다.

날짜 2019년 10월 4일(금)~10월 6일(일)
운영시간 17:00~23:00
장소 경기도 오산시 오색시장 빨강길 450m(오산로272번길 22)

황지혜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