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놀자] 채권펀드의 수익률 결정 요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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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수익률 변동성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변동성이 크면 그만큼 손해 볼 위험도 커지지만 동시에 수익을 낼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지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 변동성은 주식에 얼마만큼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면 주식펀드, 40% 이하로 투자하면 혼합채권펀드, 그 중간이면 혼합주식펀드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주식에 많이 투자할수록 변동성도 커지는 거지요.

그러나 채권펀드는 주식형처럼 채권 투자비중이 성과 차이를 내는 결정적 요인이 아닙니다. 채권펀드는 채권의 잔존만기와 신용등급이 수익률 변동성을 결정짓는 주요인입니다. 정부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모두 만기가 있습니다. 펀드가 보유한 채권의 만기까지 남은 기간을 잔존만기라고 하는데 이 잔존만기가 채권펀드의 성과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잔존만기가 길면 길수록 시중금리의 변화에 대한 채권의 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잔존만기가 1년인 국채의 금리가 1% 변하면 채권가격도 1% 정도 변하지만 3년이면 2.6% 정도 변합니다. 동일한 잔존만기를 가진 채권이라도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커집니다. 잔존만기가 같더라도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수익률 오르내림이 심한 편입니다.

국내 채권펀드들이 보유한 채권의 잔존만기는 대부분 1년에서 3년 사이입니다.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채권펀드들이 평균 5년 전후의 잔존만기 구조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국내 채권펀드들의 위험성은 높지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외국 펀드평가사들은 보통 잔존만기가 1~4년이면 단기, 4~10년이면 중기, 10년 이상이면 장기 채권펀드로 분류합니다. 국제기준으로 국내채권펀드들은 대부분 단기 채권펀드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현재 자산운용협회나 펀드평가사들은 채권펀드를 단기.중기.장기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는 보유 채권의 잔존만기를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에 따른 구분입니다. 즉 펀드의 위험과는 무관합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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