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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해명이 또다른 논란 불렀다···조국 부부의 '페북 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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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페이스북. 지난 9일 개설됐다. [사진 페이스북]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페이스북. 지난 9일 개설됐다. [사진 페이스북]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페이스북을 활용해 자신의 입장과 해명을 공격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남편인 조국(54) 법무부 장관도 지난 정부 시절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공격적인 발언을 자주하다가 본인이 내뱉은 말로 다시 공격을 받는 상황이라 부부의 ‘페북 정치’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9일 페이스북 계정 개설 뒤 현재까지 7개 글을 올렸다. <정경심의 해명>, <정경심의 입장>, <언론보도에 대한 정경심의 호소>와 같은 제목을 올린 뒤 컴퓨터(PC) 반출, WFM 고문 계약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는 식이다. 개설 당일인 9일에는 해명 글을 3번 연달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1일에는 본인과 딸‧아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투자를 받은 가로등점멸기 업체 대표와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나눈 녹취록이 공개되자 “어떻게 언론에 들어갔는지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며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18일에는 코링크PE가 인수한 더블유에프엠(WFM)와 고문 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된 동양대 문서를 사진으로 찍어 직접 공개했다.

정경심 교수가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조형물 작가의 페이스북. 바람 맞는 여성을 형상화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작가가 만든 작품이다.[사진 페이스북]

정경심 교수가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조형물 작가의 페이스북. 바람 맞는 여성을 형상화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작가가 만든 작품이다.[사진 페이스북]

정 교수의 페이스북 해명이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난 9일 “영어교육관련 사업을 자문해주고 자문료로 7개월 동안(2018. 12.~2019. 6.) 월 200만원씩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하자 유명 영어 강사가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교수님께서 영문학자로서 어린이영어교육사업전반에 대해 어떠한 자문을 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강사는 WFM에서 2004년부터 자신의 브랜드로 회화 사업을 하고 있다. WFM은 코링크PE로 인수된 뒤 사명을 바꿨다.

 또 가로등점멸기 업체 대표와 5촌 조카 사이 녹취록에 정 교수가 직접 투자한 금액이 얼마인지, 돈의 흐름이 구체적으로 담긴 내용이 없는데도 강한 반발을 하자 야당 측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녹음 파일에는 자금 흐름과 관련된 내용이 있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도 취임 이후 페이스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9일에는 6분 간격으로 ‘부자 벌금’ ‘공보준칙 개정’ 관련한 기사 링크를 올렸다. 지난 11일에는 ‘가족 관련 사건의 수사나 공판 상황에 대해서는, 검찰로부터 보고받거나 검찰총장을 지휘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법무부 알림 자료를 직접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법무부가 이미 출입기자단에 문자로 알린 내용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위한 촛불시위가 열리는 대학가에서 뿌려지고 있는 포스터. [중앙포토]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위한 촛불시위가 열리는 대학가에서 뿌려지고 있는 포스터. [중앙포토]

 조 장관의 잦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은 공격의 대상이 된다. 조 장관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를 여는 대학가에서는 그의 과거 SNS 발언을 부각시켜 포스터를 만들기도 한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지난달 7일 논평을 통해 “커피잔 들고 서 있기, 남 의식하며 머리카락 손으로 넘기기, SNS 오지랖 정치하기가 특기인 조 수석”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자유한국당도 지난 4월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페이스북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막는 의원들의 처벌 규정을 상세히 올려놓자 “조 수석의 오지랖 넓은 안내 의도는 우리당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를 겁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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