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성장 둔화 현실로...리커창 “6% 성장 쉽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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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총리가 7월 2일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다보스 하계포럼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7월 2일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다보스 하계포럼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산업 생산 증가율이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소매 판매량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리커창, “상반기 중국 성장 6.3%...경제 지표 합리적” # 미국 겨냥 “보호주의ㆍ일방주의 탓에 성장 어렵다”

이런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직접 “중국 경제가 6% 이상의 중·고속 성장을 지속해 가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 정세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면서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 6% 방어를 마지노선으로 삼고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을 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6일 리커창 총리가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6% 이상 지속하긴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 외교부는 16일 리커창 총리가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6% 이상 지속하긴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 외교부는 16일 리커창 총리의 러시아 공식 방문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 타스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리 총리는 "올 상반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6.3% 성장하는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하고 합리적인 구간에 놓여 있다. 경제지표는 합리적인 예상치 범위 내에 있고 경제 구조는 최적화되고 있다"면서도 향후 지속적으로 6% 경제성장률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6.0~6.5%다. 내년엔 6%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리 총리는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 등 요소들의 영향을 받아 중국 경제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며 미ㆍ중 무역 전쟁의 여파 때문이라는 점도 에둘러 시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으로 여전히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요인"이라며 "중국은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시장화, 법제화, 편리화 등을 통해 비즈니스 환경을 보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 대신 거시적 조정을 지속하고 정부 부채비율을 낮게 유지하려 한다"며 "감세 및 융자 비용 절감, 창업 혁신 격려 등 조치로 미시 경제의 기초를 단단히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중국 국가통계국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간 대비 4.4% 증가해 2002년 2월 이후 1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던 지난 7월에 이어 두달 연속 최악의 수치를 이어갔다. 올해 중국 정부의 산업생산 증가율 목표는 5.5∼6.0%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는 시중에 더 많은 돈을 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총 9000억위안(한화 약 15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9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1%, 내년 전망치는 5.7%로 하향 조정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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