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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쏜 10차례 발사체 중 8차례는 KN-23, 기만술 구사"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8월 16일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한 '새 무기'. 겉모습이 미국 육군의 전술미사일 시스템(ATACMS)과 비슷하다고 해서 ‘북한판 에이태큼스’란 별명이 붙었다. 군 당국은 북한판 에이태큼스가 북한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KN-23) 또는 그 개량형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8월 16일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한 '새 무기'. 겉모습이 미국 육군의 전술미사일 시스템(ATACMS)과 비슷하다고 해서 ‘북한판 에이태큼스’란 별명이 붙었다. 군 당국은 북한판 에이태큼스가 북한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KN-23) 또는 그 개량형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5월 4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모두 10차례 쏜 단거리 발사체 가운데 8차례를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KN-23) 계열로 군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러시아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닮았다고 해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린다.
군 당국은 북한이 개발했다고 주장했던 ‘새 무기’도 KN-23 계열로 추정했다. 이 발사체는 미국 육군의 전술미사일 시스템(ATACMS)과 비슷하다고 해서 ‘북한판 에이태큼스’란 별명이 붙었다. 북한이 신무기로 속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받아 16일 공개한 ‘北(북)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자료에 나온 내용이다.
군 당국의 분석은 북한의 발표와 전혀 다르다. 북한은 지금까지 KN-23(4회),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2회), 북한판 에이태큼스(2회), 초대형 방사포(2회) 등 모두 4종류의 신형 단거리 발사체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은 8회를 KN-23 또는 KN-23의 개량형이라고 봤다. 군 관계자는 “세부적 제원은 KN-23과 조금씩 다르다. 같은 계열인데 조금씩 변형했을 수 있다”며 “추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10회 중 8회는 KN-23.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10회 중 8회는 KN-23.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군 당국은 8월 2일 발사와 지난 10일 발사 등 2번만을 ‘단거리 발사체’로 따로 분류했다. 북한의 관영매체는 당시 각각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8월 2일 것과 9월 10일 것은 별개의 무기”라고 말했다. 군 당국의 설명대로라면 북한의 신형 단거리 발사체는 4종이 아닌 3종인 셈이다.

군 당국은 또 북한판 에이태큼스는 사실상 KN-23 계열로 추정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발표해놓고 사진을 붙여놨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발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이 사진을 조작해 신무기라고 거짓말을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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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올해 북한이 신형 단거리 발사체를 하나씩 공개하는 과정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ㆍ기계학부 교수는 “비슷한 사거리(400㎞ 안팎)의 발사체를 4종류나 개발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북한의 관영매체는 지금까지 탄도미사일 발사 동영상을 보도했는데, 올해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발사 사진의 무인도(알섬) 탄착 장면에서 모자이크 처리한 부분이 있다”며 “북한이 기만술을 썼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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