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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아파트 불 끄고 봤더니···냉장고엔 모자 변사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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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 이미지. [연합뉴스]

아파트 화재 이미지. [연합뉴스]

충남 천안 한 아파트 화재 현장 냉장고 안에서 불에 그을린 시신 2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5시22분쯤 천안시 쌍용동 한 아파트 5층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 불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이 40여분 만에 껐다.

60대 중반 어머니와 30대 중반 아들로 확인 #가스 밸브 파손된 점 토대로 화재 원인 조사 #경찰, "인화성 물질 뿌려진 것으로 보인다"

시신은 화재 현장에 진입한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당시 시신을 발견한 소방대원은 경찰에 거실 양문형 냉장고 안에서 불에 탄 남녀 시신 2구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바닥에 눕혀진 양문형 냉장고의 냉동실과 냉장실에서 각각 한 구씩 발견됐다. 냉장고 안에 다른 물건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경찰 조사결과 사망자는 6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자는 2007년부터 가족과 별거 중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어머니와 아들은 모두 직업이 없었고, 별거 중인 아버지에게 생활비를 받아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에서는 인화성 물질도 발견됐다. 경찰은 인화성 물질이 담겨 있던 용기를 수거해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현장 감식 과정에서 주방 가스 밸브가 파손된 사실도 확인됐다.

119 소방대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출입문은 잠겨 있었고 외부에서 강제로 침입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담팀을 꾸리기로 했다. 또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흔적과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인화성 물질이 집 안에 뿌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침입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들이 스스로 불을 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천안=김준희·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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