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공유경제…美 '유니콘' 위워크, 작년 16억 달러 적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위워크(We Work)가 올해 미 증시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위워크 뉴욕 지점. [사진 위워크]

위워크(We Work)가 올해 미 증시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위워크 뉴욕 지점. [사진 위워크]

 올해말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의 기업가치가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자를 지속하며 수익성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기업가치 200억달러로 하향조정 예정 #작년 적자 16억달러…수익에 '빨간불' #우버·리프트 주가 각각 23%, 41% 하락

 공유경제 서비스의 기업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위워크는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버(Uber)에 이어 올해 미 증시에 데뷔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대어'로 기대를 모아왔다. 우버의 주가는 상장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익명의 위워크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위워크가 올해 말 기업공개(IPO)에서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약 24조원)로 낮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투자자 모집 때의 평가액인 470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업이 스스로 책정하는 기업 가치가 주식 시장에서 정해지는 주가와 반드시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해당 기업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내부자가 가치를 하향 조정한다면 추후 IPO 과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워크가 지난달 공개한 IPO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8억2000만 달러였다. 순이익은 16억1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전 세계에 600여개의 지점을 내며 공격적인 외연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적자 폭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애덤 뉴먼 위워크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지난주 일본을 방문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고 WSJ는 전했다. 손 회장은 위워크의 최대 투자자 중 한 명으로 프트뱅크 및 계열사들은 위워크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

 뉴먼은 손 회장을 만나 위워크가 IPO에서 마련하려는 30억~40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을 소프트뱅크가 매입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워크의 상장을 내년으로 늦추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에 추가 투자할지는 불투명하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아부다비 국부펀드는 과거 위워크에 대한 투자를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우버(Uber) 주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우버(Uber) 주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수익성 하락과 추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뿐만 아니라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경제 서비스 업체의 주가 하락도 위워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초 대형 IPO로 기대를 모았지만, 상장 후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며 공유경제 회의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우버는 올해 23% 하락한 주당 32달러에, 리프트는 올들어 41% 떨어진 46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외신은 유니콘이 수익을 내지 못한 채 기업의 몸집만 커진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유경제 서비스 업체가 채택한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실은 유니콘이 아니라 고깔모자를 쓴 비루먹은 조랑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유니콘 12개가 지난해에 기록한 손실을 모두 합하면 140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 누적 손실액은 470억 달러(약 54조원)에 달한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