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북·미·중·일 뉴욕서 비공식 접촉

중앙일보

입력

중국 베이징(北京) 6자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 등 5개국 인사들이 지난달 29일 뉴욕에서 비공개 다자 간 접촉을 했다.

비록 민간 인사가 참여한 비공식 접촉이지만 5개국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북핵 문제 해법을 모색하기는 베이징 6자회담 이후 처음이다. 북측 대표는 이 자리에서 2차 6자회담 개최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뉴욕의 민간 싱크 탱크인 미외교정책위원회(NCAFP)가 주최한 이 세미나에는 한국에서 한승주(韓昇洲)주미대사, 미국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존 메릴 국무부 동아시아 정보담당관, 북한에서 이근 외무성 부국장.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김병홍 평화군축연구소 부소장 등 다섯 명이 참여했다.

북측 李부국장은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3자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참여한 인물이다. 일본에서는 사토 전 유엔대사가, 중국에서는 국방연구소 소속 인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접촉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북측 李부국장은 첫날 발언에서 베이징 6자회담에서 보여준 미국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며 "그러나 북측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같은 위협적인 발언을 자제했으며 2차 6자회담 개최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30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이번 접촉은 당초 북.미 민간 접촉을 강화하기 위해 NCAFP의 주도로 시작됐으나 북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와 한.미.일 정부 당국자도 참석하는 사실상의 5자 접촉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은 10월 4~5일 워싱턴의 또 다른 민간 연구소인 국가정책연구소(CNP)가 주최하는 세미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워싱턴=김종혁.이효준 특파원joon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