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는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 추진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지난 6월 9일부터 본격화해 약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사이 대규모 도심 시위와 공항 마비 시도를 벌였던 시위대는 오늘(2일)도 공항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개학을 맞은 홍콩 10개 대학 학생회가 앞으로 2주 동안 동맹 휴학을 결의했고, 의료와 항공, 금융 등 30여 개 업종의 노동단체들이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중·고교생들도 수업 거부와 침묵시위 등의 방식으로 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시위대는 앞서 지난 1일 오후부터는 홍콩 국제공항 주변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로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 교통이 정체돼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공항을 연결하는 철도는 운행을 중단했고, 버스나 택시 이용도 어려워져 홍콩에 도착한 많은 여행객이 공항 안에서 대기해야 했다. 또 출국하려는 여행객들은 가방을 끌고 10여 km를 걸어서 공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인근 지하철역에서 쇠파이프로 개찰기와 매표기와 같은 기계를 파괴하기도 하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했고, 특공대 투입과 경고성 실탄도 발사했다. 시위대도 화염병 투척으로 맞서며 시위 상황은 격화됐다.
홍콩 경찰은 1일 지난 토요일 시위에서만 63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검거 과정에서 부상자도 40여 명에 이른다.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케리람 행정장관은 긴급법 발동까지 검토 중이지만 시위대는 이번 달은 물론 다음 달 1일인 신중국의 건국 70주년 국경절까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