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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교수 "유시민의 조국 구하기···역겹지 않았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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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경남대 교수. [중앙포토]

김근식 경남대 교수. [중앙포토]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최측근인 경남대 김근식 교수가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을 향해 “‘조국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며 “눈물겹지만 힘겨워 보인다. 역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촛불집회에 나선 서울대 학생들을 향해 “진실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신분을 감추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김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이사장의 발언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조국 일병 구하기에 뒤늦게 합류한 유 이사장의 눈물겨운 궤변은, 조국 사태로 인해 깨닫기 시작한 이른바 진보 인사들과 문재인 정권의 거짓과 위선과 독선을 다시 한번 국민적 차원에서 확인시켜주는 역설적 효과를 내고 있다”며 “유 이사장의 조국 구하기, 눈물겹지만 힘겨워 보인다. 역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유 이사장이 촛불집회에 마스크를 쓰고 나온 일부 서울대 학생들을 비판한 것에 대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복면시위 금지법을 강력히 반대했던 당시 야당 민주당과 조국 교수의 칼럼이 역시나 그들 특유의 내로남불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이어 “(유 이사장이) 과거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시위하던 대학생들과 견주어, 정권이 무서워 다수의 시민이 침묵하는 정당한 주장을 대학생들이 외쳐야 한다면서 조국 규탄 집회를 폄훼하는 것 같다”며 “지금 서울대생의 촛불집회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 아니다. 그저 같은 서울대 동문으로서 조 후보자의 위선과 이중성에 화가 나고 창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찰의 압수수색을 가족 인질극이라고 비난하고, 영웅 조국에 관한 그리스 서사시를 저질 스릴러로 변질시켰다는 유 이사장의 독설은 굳이 길게 말하지 않겠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정유라와 장시호 등 가족들을 수사하고 구속하라고 누구보다 목청 높여 주장한 게 누구였냐”고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유 이사장이 라디오에서 “언론인들에 대한 절망감을 느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조국을 영웅으로 미화하고 이를 비판하는 언론과 기자를 마치 영웅에 대한 시기와 질투인 듯 설명하는 대목에서 아예 할 말을 잃었다”며 “잘못을 잘못이라 말하고 의혹을 의혹이라 말하는데, 자신들이 하면 정당하고 조 후보에게 하면 시기·질투인지 참으로 편의적인 이분법”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지금까지 문 정권을 지지했던 분들이 이번 조국 사태로 적잖이 등을 돌리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조국 구하려다 유 이사장까지 국민적 분노와 심판의 도도한 물결에 함께 휩쓸려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정권의순혈 후계자 후보들이 조국사태로 한꺼번에 사라지는 의도치 않은 결과다. 유이사장의조국구하기, 눈물겹지만 힘겨워 보인다. 역겹지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한국당, ‘조국 대전’ 실패 땐 국민이 존재 의미 되물을 것”

김 교수는 앞서 지난 27일 한국당 연찬회 강연자로 나서 “자유한국당이 ‘조국 대전’에서 실패하면 당 지지자와 민심이 떠나는 정도가 아니다. (국민은) 존재 의미를 되물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날 연단에 올라 “한국당은 반성, 실력, 품격, 통합 없는 ‘4무(無) 정당’”이라며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비호감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정부여당 정책에 반대만 하고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소득주도성장 대안과 경제를 살릴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며 “막말 프레임의 빌미를 (정부여당에) 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야권의 승리 전략으로 반문(反文)연대에 기반한 보수통합론을 제시했다. 이른바 ‘제3의 빅텐트’론이다.

김 교수는 총선에서 이기려면 한국당의 희생이 필수라고 했다. 그는 “한국당이 중도우파와 겸손히 타협하며 보수의 참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며 “자신을 버리고, 기득권을 버리고 희생·헌신하는 게 보수다운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문연대를 성사하기 위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세력과는 결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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