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안간힘|미 월스트리트저널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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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한남규 특파원】북한은 외국인 관광진흥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지가 북한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북한은 외환부족을 매우는 한편 서울올림픽의 공동개최에 대비해 신축한 호텔의 수천개 객실들을 채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의 관광관계 관리들은 서유럽 및 일본인 뿐 아니라 걸핏하면 『제국주의 침략자』라고 규탄하던 미국인의 관광도 환영한다고 말하고 북한관광을 희망하는 미국인은 북한 대사관과 접촉하는 것만으로 전원 입국이 허용된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7월의 평양축전에 1백명 이상의 미국인이 참가했고 최근 수개월간 다수의 재미한국인 교포들에게 북한친지 방문이 허용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정부는 작년 10월 대북한 완화조치를 취하면서 비공식·비정부 차원의 경우 미국인의 북한방문을 장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앞으로 2, 3년 안에 외국인 관광객이 수십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북한관광국 관계자가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이 전했다.
북한 신평발 특파원 기사로 이같이 보도한 이 신문은 북한당국의 장려정책에 따라 점차 많은 외국인들이 이 폐쇄사회를 방문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관광객들은 북한에서 여러가지 기이한 경험들을 겪는다고 사례를 열거했다.
예를 들어 교외의 관광객 휴게소는 대리석 마루와 높은 천장, 호화스런 의자들로 장식돼 있지만 마리당 1백 달러에 뱀을 판매하고 있으며, 백화점에는 외국인이 나타날 때마다 가게 앞에서 물건을 사는 체하는 고객들이 서성거리지만 이는 북한경제가 괜찮은 것처렴 가장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이 신문의 특파원은 또 남포에서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운전사가 딸린 승용차를 타고 가는 외국인을 보고 손을 흔들던 도로변의 여인들은 『적어도 이날만은 외국인들에게 손을 흔들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듯 했다』고 자신의 인상을 전했다.
이 특파원은 안내원만 딸리면 북한의 일반가정도 찾아볼 수 있으나 『당의 노선과 다른 것은 전혀 들을 수 없었다』고 지적하고 『아시아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북한은 철저한 획일화란 면에서 이 세상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이국적이며 완벽한 관광지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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