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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기관 강북 이전에 시동 걸었지만…SH노조 반발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는 서울시 인재개발원, 서울연구원, 서울주택도시공사를 각각 강북구 ‘영어마을 수유캠프’,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중랑구 ‘신내2지구’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자료 서울시]

서울시는 서울시 인재개발원, 서울연구원, 서울주택도시공사를 각각 강북구 ‘영어마을 수유캠프’,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중랑구 ‘신내2지구’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자료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여름 강북구 삼양동 ‘한 달 살이’를 마치고 발표했던 ‘공공기관 강북 이전’이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인재개발원과 서울연구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강북으로 이전한다고 28일 밝혔다. 세 곳 모두 2024년에 이전을 마칠 계획이다.

인재개발원은 강북구 ‘영어마을 수유캠프’로, 서울연구원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로, SH는 중랑구 ‘신내2지구’로 이전한다. 서울시는 강남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우선 세 곳을 먼저 골랐다. 강남구와 서초구에 있고 청사 공간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분화되고 있는 곳이어서 신축하거나 증축할 필요성이 큰 데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공공기관 이전추진단(TF)을 구성해 잠재적 개발 가용지, 활용 가능 시유지, 구청 추천 부지, 기관 추천 등을 중심으로 총 31개소의 이전 후보지를 검토했다. 이 가운데 ▶규모 ▶접근성 ▶기관 적합성 ▶주변 지역과 연계성 ▶정책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당 지역을 선정했다.

이전 예정지는 모두 시유지다. 따라서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 특히 SH의 경우는 현재의 개포동 사옥 매각 수입이 커서 적은 비용을 들여 이전할 수 있다.

그러나 SH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이우용 SH 노조 위원장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고 지역구 정치인과 시장의 특별한 관계 때문에 신내2지구가 선정됐다”고 주장한다. 애초 서울시에서 검토한 곳은 ▶창동역 환승주차장 부지 ▶은평뉴타운 미매각용지 ▶양원 공공주택지구 내 자족시설용지 세 군데였다는 것이다. 이후 논의를 통해 은평과 양원은 검토에서 제외됐는데 중랑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신내2지구가 유력 후보지로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SH 노조는 “우리 공사는 청약 등의 이유로 사회적 약자이자 교통 약자의 방문이 연간 수만 명에 달할 정도로 시민이 많이 찾는다”며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과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데 봉화산역에서 도보 25분 거리로 이전하게 되면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서울시 대변인-행정국장-기획조정실장-행정1부시장 등을 거쳐 지난해 구청장에 당선됐다. 박 시장과 친분이 두텁다고 노조가 주장한다.

이영철 SH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개포동 사옥은 연면적이 좁다. 직원도 늘고 대규모 청약 때 방문자를 수용할 수 없어 최소 면적을 30%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런 데를 찾았다"며 "SH 부지가 창동과 중랑 두 군데이기 때문에 신내2지구 검토 시기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은 없고 사옥 이전 타당성 분석 조사용역 결과 중간보고 결과를 서울시에 전달한 건 있다. 8월 말까지 용역을 수행하게 된다”며 “강남·북 균형 발전도 시의 중요한 사업이고, 노조와 상생 협의도 잘해달라는 박 시장의 주문이 있어 노조와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 3개 기관 이전 계획을 계기로 공공기관 강북 이전에 시동을 걸었다”며 “이전 기관이 지닌 장점과 지역의 특성을 연계해 지역과 상생을 도모함으로써 지역 성장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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