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단 김주영|이 가을에서 갓 쓰고 망건 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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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 나라의 농촌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똥처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대개는 발등에 불이 붙고 나서야 허둥지둥 불길을 틀어막는 식의 임시처변으로 그때 그때의 위기를 모면하곤 한다. 농어촌 문제는 우리들의 멱살을 뒤틀어 잡고 집요한 위협과 채근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당장 피비린내가 나지 않는 이상 이른바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때때로 심각한 농촌 문제들이 화농되어 곪아터지는 사건이 생겨나더라도 일과성 뉴스로 지나쳐 버리거나 재해가 들이닥쳐 인명이 손상되고 상전이 창해가 되고 나면 수재의 연금품을 모으는 것으로 해결된 것으로 간주되어 세인들의 관심은 금방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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