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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13,000명 '아줌마 군단'과 같이 뛸 '젊은 피' 구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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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신인철(오른쪽에서 셋째).이무현씨 등 신입사원과 중앙연구소 연구원, 야쿠르트 아줌마 등 한국야쿠르트 직원들이 14일 서울 잠원동 본사 1층 비전홀에서 생산제품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신동연 기자

노란 제복을 입은 '야쿠르트 아줌마'는 전국에 1만3000여 명이 있다. 전국 지점 산하 영업장에서 수시 모집한다. 영업장은 전국에 550여 개가 있으며 한 곳에 20~30명의 야쿠르트 아줌마(판매원)가 근무한다. 근무 여건이나 급여는 거의 비슷하다. 만 19세 이상의 기혼 여성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남성이나 미혼 여성은 뽑지 않는다. 합격자는 기본교육과 현장실습 등을 거쳐 판매 일선에 투입된다. 수입은 개인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다. 지난해 월평균 수입은 143만원이다. 근무시간은 보통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4시30분까지. 경기도 의정부 영업장에서 일하는 8년차 '아줌마' 부은영(40)씨는 "고정 배달 가구가 268가구"라며 "계절에 따라 수입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한 달에 140만~180만원가량 번다"고 말했다. 한편 야쿠르트 아줌마가 등장한 것은 1971년 5월. 처음엔 47명으로 시작했다. 75년 1000명을 넘어서고 이후 꾸준히 늘어 98년 1만 명을 돌파했다. 평균 연령은 44.5세. 평균 활동기간은 6년2개월. 하루 평균 5㎞ 정도를 걷는다.

'한국야쿠르트'하면 동네 곳곳과 사무실을 누비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먼저 생각난다. 그렇다고 한국야쿠르트가 요구르트만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윌.메치니코프 등 고급 발효유와 우유.라면.스낵.음료 등 5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 식품회사다. 1969년 설립된 이 회사는 80년대 이후에 사업을 다각화했다. 2004년 8월에는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했다. 지난해 9300억원의 매출액에 8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매출 목표는 1조원이다.

◆ 언제 얼마나 뽑나=신입사원(대졸 기준)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모집한다. 채용 공고는 일반적으로 3월과 11월에 하며 총 150명 정도를 뽑는다. 물론 수시 채용도 있다. 회사 홈페이지(www.yakult.co.kr)와 채용 포털 사이트(인쿠르트.잡코리아.사람인 등)에 채용공고를 한다. 모든 직원이 영업하는 게 원칙이어서 '영업관리직'이란 하나의 직군으로 뽑는다. 채용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본사 관리직 등 내근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 다만 중앙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연구직의 경우 영업을 하지 않는다. 연구직은 식품 분야 석.박사 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해 10명 내외를 뽑는다. 수시 채용도 있지만 대부분 공채 때 함께 선발한다. 인력은 지역별.대학별로 골고루 선발한다. 가능하면 한 대학에서 3명 이상을 뽑지 않는다.

최근 중국.러시아 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면서 이 지역 언어에 능통한 지원자를 우대한다. 봉사활동 경험도 입사에 도움이 된다. 임직원들이 급여의 1%를 갹출해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사랑의 김장 나누기' '떡국 나누기' 등을 펼치는 회사의 '사회봉사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김순무 사장은 "한국야쿠르트가 원하는 인재는 교과서적인 지식보다 경험이 많고 기본에 충실하며 조직 공통의 성과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 현장 경험 후 면접 3회=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면접이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모두 세 번의 면접을 본다. 1차 면접은 현장의 영업장을 찾아 수행할 직무과제를 받고 한나절 동안 실습하는 것이다. 평가는 해당 소장과 팀장급이 한다. 다음은 본사 팀장들이 면접관으로 나서는 2차 토론 면접이 있다. 이때 인성.적성검사를 함께한다. 마지막 3차는 사장이 참여하는 임원 면접이다. 정용찬 인사팀장은 "현장을 체험케 하고 여러 번의 면접을 거치는 것은 지원자로 하여금 기업을 신중히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며, 채용 후 적성이 안 맞아 조기 퇴직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입사하면 교육을 여러 차례 받는다. 먼저 ▶창업정신 ▶기업이념 ▶사회 봉사활동 등으로 이뤄진 신입사원 교육(5주)을 받는다. 교육 수료 직전에 선배들 앞에서 뮤지컬 형태의 공연도 해야 한다. 이후 6주간 각 영업점에서 실무교육(OJT)을 받는다. OJT 후 현장에 배치되면 선배 한 명이 8개월 동안 지도사원(멘토)으로 나서 업무에 적응하도록 도와준다. 이어 입사 1년차에 '첫돌 강화 교육'을 받는다.

◆ 영업 근무는 필수=한국야쿠르트는 '순환 근무'와 '현장 경험 중시' 원칙에 따라 신입사원 전원이 영업 또는 생산 부서에서 2~3년 정도 근무해야 한다. 영업부서는 20~30명 정도의 야쿠르트 아줌마 등으로 구성된 단위 영업장에서 근무한다. 생산직은 경기도 평택 등 전국 7곳의 생산공장에서 일한다. 지난해 입사해 유통동부지점 영업지원팀에서 근무하는 신인철씨는 "신입사원이라도 각 지점에선 사실상 관리자 역할을 하므로 다른 회사에 비해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했다. 일정 기간의 영업.공장 근무 후 개인의 적성, 인력 사정에 따라 현장에 남거나 경영 지원 업무 등을 할 수 있다. 신입사원 연봉은 모든 교육을 마치면 2800만원 수준이다. 승진 연한은 대리까지 4년이며, 이후 과장 7년, 차장 4년, 부장 4년이다. 그러나 인사고과나 능력에 따라 승진 속도는 달라진다. 복지체계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주택자금을 1500만원까지 저리로 지원한다. 지방 영업소로 발령받은 직원에게는 최대 3000만원의 주택자금을 2년간 무이자로 빌려준다. 직원의 배우자 치료비도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26. 한국야쿠르트

- 주요사업 : 발효유, 우유, 라면, 음료, 먹는샘물, 스낵 등 제조.판매

- 설립 : 1969년

- 매출액 : 9300억원

- 영업이익 : 830억원

- 직원수 : 1700명

- 조직현황 : 16개 지점, 84개 영업소, 550개 영업장, 7개 공장, 2개 물류소, 중앙연구소

- 대졸 초임 : 2800만원

(2005년 말 기준)

■ 신입사원 영업은 필수예요

서울 목동 유통 직판 지점에서 일하는 이무현(26.사진)씨. 지난해 12월 입사해 대형마트(할인점)에 라면과 음료 등을 공급하는 일을 한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이씨는 졸업 전 중국에서 어학 연수를 해 중국어에 능통하다. 학점과 영어는 평균 수준. 그는 "중국어 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전에 홈페이지와 인터넷에 떠 있는 회사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먼저 입사한 선배들에게 조직 문화 등에 대해 물어봤다. 거기서 얻은 정보가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2차 임원 면접 때 요구르트 제품에 자신을 비유해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요구르트 제품 중 같은 용량이지만 유산균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야쿠르트 400' 제품을 떠올리며 "400제품처럼 내실 있는 사람"이라고 답해 준비를 많이 했다는 인상을 줬다. 그는 "한국야쿠르트에서는 영업 분야를 꼭 거쳐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할인점에 물건을 팔아야 하므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구매자에게 다가가는 설득력과 끈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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