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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어쩔 수 없는 흑의 선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통합예선 결승> ●펑리야오 6단 ○강동윤 9단

3보(63~90)=우상귀에서 벌어진 접전 끝에 패싸움이 났다. 패싸움하기 위해 펑리야오 6단은 75, 77로 팻감을 썼는데, 이는 다소 억지스러운 시도였다.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안전한 팻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만약 ‘참고도’ 흑1로 팻감을 쓴다면 작게나마 확실하게 좌하귀 백을 포위할 수 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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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펑리야오 6단이 무리를 해서라도 75, 77로 팻감을 쓴 데는 이유가 있었다. ‘참고도’ 진행대로라면, 좌하귀를 포섭한다 해도 상대에게 선수(先手)를 빼앗겨 백6으로 상변을 넓힐 기회를 내주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안 그래도 유리한 백이 우세를 굳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불리함을 의식하고 있던 펑리야오 6단은 어쩔 수 없이 무리가 따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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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까지 수순으로 이 바둑의 승부처는 좌하귀 사활이 됐다. 좌하귀 백 대마가 잡히지만 않는다면 의심할 여지가 없는 확실한 백의 우세가 예상된다. 인공지능(AI) ‘릴라제로’는 이쯤에서 백의 승률이 90%라고 내다봤다. 웬만하면 백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88…△)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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