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손학규 "트럼프, 문 대통령 말투 흉내내며 조롱…참담한 심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서 "임대 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한국의 대통령에게 무례하고 도를 넘는 발언을 계속하면 미국이 추구하는 세계 전략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말투를 흉내 내며 조롱했다. 동맹국 대통령이 동맹국을 향해 할 말인지 정말 믿기 어렵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실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를 공개하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고 얘기했다. 전쟁에서 피 나눈 한미동맹은 돈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를 통해 직거래하고 있다. 한국을 배제하고 문 대통령을 소외시켜서는 결코 북한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김 위원장은 명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러한 일들은 한국 정부의 외교실패로 나타난 것. 문 대통령은 한국이 과연 세계무대에서 주연배우로 대접받고 있는지 아니면 단역배우로 취급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해 얘기하면서 한국식 영어 발음을 흉내 내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말투를 따라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협상을 했는지 설명하기도 했다고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한국과 미국은 올해 2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벌이면서 1조원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은 당시 10억 달러 수준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야 한다고 우리 정부를 압박했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