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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7㎜, 원주 0㎜···태풍 '레끼마' 한반도 왼쪽만 때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제9호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북부 등에는 비가 오겠다고 밝혔다. [뉴스1]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제9호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북부 등에는 비가 오겠다고 밝혔다. [뉴스1]

월요일인 12일 서울에는 모처럼 폭염을 식히는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0~9시 서울지역 강수량은 37.1㎜를 기록했다.
또, 충남 서산은 43.2㎜, 전북 군산 23㎜, 전남 목포는 17.6㎜의 비가 내렸다.

반면 강원 춘천은 강수량이 9.7㎜, 대전 1.1㎜, 충주 0.4㎜, 원주 0㎜에 불과했고, 부산·대구는 아예 비가 내리지 않았다.

남서풍과 동풍이 맞선 결과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2일 오전 9시 지역별 강수량 현황. 전날 오후 9시부터 12시간 동안 서쪽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기상청]

12일 오전 9시 지역별 강수량 현황. 전날 오후 9시부터 12시간 동안 서쪽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기상청]

이처럼 12일 한반도 서쪽 지역에는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렸으나, 동쪽 지역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바로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 중인 제9호 태풍 '레끼마(LEKIMA)' 때문이다.

레끼마는 12일 오전 9시 현재 중국 산둥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한 뒤 칭다오 북서쪽 약 190㎞ 해상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중심 풍속은 초속 19m로 약화한 상태이고, 24시간 이내에 열대저압부(TD)로 약화할 전망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 레키마의 가장자리에서 만들어진 구름대가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렸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반도 동쪽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상대적으로 차가운 동풍 또는 남동풍이 불어왔다.
동풍이 일종의 장벽처럼 막아서면서 태풍 레끼마가 몰고 온 비구름이 서쪽에만 머물렀다는 것이다.

경기 북부에는 많은 비 예상 

제9호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린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로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린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로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통보관은 "태풍 레끼마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에 열대저압부(TD)로 약화하겠지만, 발해만에 정체하면서 한반도에도 약하게 영향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태풍이 몰고 온 큰 구름대는 이미 한반도로 이동했지만, 작은 영향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12일 오후부터는 강수대 중심이 북한지방에 형성되겠고, 강수대 남단에 놓이는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13일 새벽까지 60㎜가 넘는 다소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태풍 크로사 15일 일본 관통

15일에는 일본 오키나와 부근에서 북상중인 제10호 태풍 크로사(KROSA)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태풍 크로사는 12일 오전 9시 현재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7㎞ 속도로 서북서진 중이다.

태풍은 15일 일본 규슈와 혼수를 관통한 뒤 16일 동해에 진출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태풍이 일본에 상륙하게 될 15일 오전에도 중심 기압이 975헥토파스칼(hPa)에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의 중간 강도의 중간 크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5일 오후부터 울릉도·독도에도 강한 비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우에 따라 태풍이 조금 더 서쪽으로 이동할 경우 한반도 동해안 지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비 그치면 곧바로 다시 폭염  

12일 오전 8시 현재 기상 특보 발효 현황. 태풍의 서해와 남해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서해안과 동해안 등의 폭염 특보는 해제됐으나 내륙지방에서는 여전히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자료 기상청]

12일 오전 8시 현재 기상 특보 발효 현황. 태풍의 서해와 남해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서해안과 동해안 등의 폭염 특보는 해제됐으나 내륙지방에서는 여전히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자료 기상청]

한편, 레끼마의 가장자리에서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12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오겠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오후에 대부분 그치겠다.

13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서울·경기도와 강원 북부, 충남은 흐리고 비가 오다가 새벽에 그칠 전망이다.
오후에는 대기 불안정으로 충청 북부 내륙과 강원 영서 남부, 전북 북부 내륙, 경북 북부 내륙에는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서울 등지에는 13일 새벽까지 비가 예보됐으나, 폭염 특보는 유지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일에도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겠고, 13일 이후에도 비가 그치면 곧바로 기온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피해 예방 차원에서 폭염 특보를 해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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