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해공, 한국형 리더의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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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버림

한수자 지음, 글공작소 야독
200쪽 내외, 1만2000원

해공 신익희(사진). 우리는 그를 1956년 야당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유세 가는 열차 안에서 갑작스럽게 숨진 거물 정치인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가 설립한 국민대에서 현재 해공최고위지도자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지은이는 해공의 철학에서 21세기를 이끌어가는 버림.통합.열림의 리더십을 읽어보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기량.담대.디테일.투명.도전 등 21가지 리더십을 열거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철학에서도 해공과 유사한 '버림의 미학'을 찾아내기도 한다. 두 사람이 자유분방하고 열린 학풍으로 유명한 일본 와세다대 동문이라는 사실과, 입 모양이 닮아 별명이 '메기'였던 해공에서 이 회장의 '메기론(미꾸라지들만 있는 곳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이 서로 살겠다고 몸부림치면서 절로 강해진다는 이론)'을 떠올린다. 또 해공이 지도자 권위의 원천으로 봤던 '염생위(청렴하면 위엄이 저절로 생긴다)'와 이건희 리더십의 '거리두기 경영'을 연결짓는다. 리더십에 관한 번역서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지도자들에게서 '한국형 리더십'의 모델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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