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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갈등에 LG디스플레이, 올레드 수출 놓고 ‘노심초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디스플레이 최근 3개월 간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LG디스플레이 최근 3개월 간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부가 지난 2일 역시 일본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이후, 일본에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ㆍ올레드)를 수출하는 LG디스플레이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추가 규제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소재ㆍ장비가 꼽힐뿐더러 한ㆍ일 분쟁 여파로 OLED 패널의 일본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계획된 일본 수출 물량에는 변동이 없다. 회사의 실적 반등을 위해서라도 올레드 패널의 일본 수출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 갈등 이전만 하더라도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여름 도쿄(東京) 올림픽을 지렛대 삼아 화질 성능이 뛰어난 OLED TV 패널을 일본에 대량 수출할 계획을 세웠다.

OLED 일본 수출 절실한 LG디스플레이

일본에서 ‘유기EL’로 불리는 OLED는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만 TV용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TV 업체도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수입한다.

LG디스플레이 실적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LG디스플레이 실적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지난 6월 OLED 패널의 일본 수출액은 1320만 달러(약 157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0% 증가한 수치로 월별 최대 수출 실적이기도 하다. 일본 수출이 없었다면 LG디스플레이의 지난 2분기(4~6월) 적자 규모(3687억원)도 더욱 늘어났을 전망이다. 액정(LCD) 패널의 가격 하락 속에서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편이다.

OLED 소재ㆍ장비 역시 일본산이 많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의 고민거리다. OLED 패널 자체는 전략 물자로 묶이지 않지만, 소재ㆍ장비는 군사전용 우려 때문에 각국의 전략 물자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한 이상, 전략 물자 가운데 어떤 품목이든 앞으로 수출 규제를 가할 수 있다.

OLED 공정 들어가는 이온 주입기, 전략물자에 포함 

특히 전략 물자에 포함되는 이온 주입기는 OLED 제조공정 중에서 박막트랜지스터(TFT)의 소자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가스 형태의 불순물을 주입해주는 장비로 일본의 닛신이온 제품을 대부분 업체가 쓰고 있다. 이온 주입기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최근 3조원 추가 투자 방침을 밝힌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일본의 전략물자에 속하는 닛신이온의 이온주입기. [사진 닛신이온 홈페이지]

일본의 전략물자에 속하는 닛신이온의 이온주입기. [사진 닛신이온 홈페이지]

화소를 형성할 때 쓰는 소재로 ‘파인메탈마스크’로도 불리는 섀도마스크도 전략 물자에 속한다. 중소형 OLED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에만 약 5000억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 9월 이후 재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8000억원 전환사채(CB·필요 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발행까지 하면서 이 회사 주가는 석 달 새 1만9650원에서 1만3550원까지 31% 빠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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