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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北대사관 습격' 크리스토퍼 안, 보석 석방 후 美법원 출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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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법원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안. [연합뉴스]

29일 법원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안. [연합뉴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이 석방 후 처음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29일(현지시간) 오전 변호인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안은 습격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과 달리 말끔한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그는 취재진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LA 연방지방법원의 진 로젠블루스 판사는 크리스토퍼 안에게 보석 감독관(슈퍼바이저)의 지시에 따르도록 당부했다.

현재 미 연방 검찰이 스페인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크리스토퍼 안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그의 신변 안전을 목표로 두고 스페인으로의 송환이 부당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고인의 신병을 스페인에 송환하는 것과 관련된 재판은 내년 1월 10일 개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반 북한단체 자유조선 회원이자 미 해병대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안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넘기는 것과 관련한 인도 재판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2월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 등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컴퓨터 저장장치 등을 탈취한 혐의로 스페인 법원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나 아직 찾지 못했다.

자유조선은 스페인대사관 습격 후 자신들이 배후임을 자처했다. 이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해 대사관에서 가져온 자료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4월 18일 LA에서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은 90일 만인 지난 16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LA 연방지방법원은 보석보증금 130만 달러(약 15억3000만원) 납부 조건으로 크리스토퍼 안에 대해 가택연금 조건부 석방 명령을 했다. 이에 따라 그는 법원 출석, 병원 진료나 교회 예배 때만 외출이 허용되며,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지내고 있다.

전직 미국 해병대 출신의 크리스토퍼 안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감시 카메라에 찍힌 모습들로 미 캘리포니아 연방검찰에서 제공한 것. [뉴시스]

전직 미국 해병대 출신의 크리스토퍼 안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감시 카메라에 찍힌 모습들로 미 캘리포니아 연방검찰에서 제공한 것. [뉴시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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