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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밑돈 SK하이닉스, 메모리 추가감산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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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SK하이닉스가 2분기 연속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중앙포토]

SK하이닉스가 2분기 연속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중앙포토]

2분기(4~6월)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한 SK하이닉스가 25일 실적발표 직후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추가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마이크론의 D램 감산, 일본 도시바의 요카이치(八日市) 낸드플래시 공장 정전 사태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 상당수가 완연한 위축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 15% 이상 줄인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비 10% 이상 줄이겠다고 (1분기 때)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5%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2분기 낸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25% 급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올해에만 두 차례 감산 계획을 밝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만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방어를 위해 추가적인 낸드 감산이 필요하지만,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현재 생산량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회사는 그간 ‘양자택일’ 고민을 해왔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4.1%), 일본 도시바(18.1%), 미국 웨스턴디지털(15.4%)과 마이크론(12.9%) 순이다. SK하이닉스(9.6%)는 5위권에 머물러 있다.

전년 대비 낮은 메모리 가격이 원인

생산원가 역시 부담이 됐다. 낸드플래시는 D램 대비 양산은 쉽지만, 원가는 상대적으로 높다. IHS 마킷의 2019년 조사 결과, 낸드 판매 가격은 1기가바이트(GB)당 0.152달러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원가는 각각 0.155달러, 0.166달러다. 원가가 판매가격보다 높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정태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담당 상무는 “수급 불균형의 가장 큰 원인인 고객업체 재고 수준이 3분기부터 빠르게 해소되면서 가격은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급 및 가격 안정화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인 128단 낸드플래시를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는 D램 역시 오는 4분기(10~12월)부터 생산 능력(캐파)을 줄이겠다고 이날 밝혔다. 경기도 이천 D램 라인 가운데 일부(M10)를 모바일 기기용 카메라에 탑재되는 CMOS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비메모리 분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ㆍ구글 등 데이터센터 용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지난해 말 대비 줄어든 점은 SK하이닉스로선 위안거리다. SK하이닉스는 “서버 고객사의 재고는 지난해 말 8~9주치 분량에서 2분기 말 6주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 규제 장기화땐 생산 차질 가능성도"  

일본의 3대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김석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 상무는 “벤더를 다변화하고 공정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며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6조4522억원, 영업이익은 89% 감소한 6376억원이다. 2016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10%) 역시 지난해 같은 분기(54%) 대비 44%포인트 떨어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D램 대비 속도는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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