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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냐 옥천냉면이냐, 경기도 누들 로드 인생 국수는?

중앙일보

입력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 기분전환 할 수 있는 음식으로 국수만한 것도 없다. 머리가 지끈거릴 만큼 시원한 냉면도 좋고 매콤한 비빔국수도 좋다.

경기 대표 인생 막국수 - 여주 천서리 막국수촌

여주 천서리 막국수와 여주 3대 막국수집으로 통하는 홍원막국수. [사진 경기관광공사]

여주 천서리 막국수와 여주 3대 막국수집으로 통하는 홍원막국수. [사진 경기관광공사]

남한강이 흐르는 여주 천서리는 대표적인 막국수촌이다. 1978년 평안북도 강계 출신의 실향민이 막국수집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00년 무렵 막국수집이 약 30곳으로 늘었다. 지금은 ‘강계봉진막국수’ ‘홍원막국수’ ‘천서리 막국수’ 등 10여 곳의 막국수 집이 대를 이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주 천서리 막국수는 매콤한 양념이 특징이다. 자박하게 육수를 붓고 메밀면을 돌돌 말아 얹힌 다음, 특유의 빨간 양념장을 가득 올려 낸다. 천서리 막국수촌은 메밀과 전분을 배합한 면을 사용한다. 탄력 있는 식감의 비법이다.

담백한 황해도식 냉면 - 양평 옥천냉면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인 옥천냉면. [사진 경기관광공사]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인 옥천냉면. [사진 경기관광공사]

양평 옥천리도 이름난 냉면 마을이다.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냉면집을 하던 부부가 옥천에 정착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황해식당’과 ‘고읍냉면’이 냉면 맛집으로 통한다. 황해도식 냉면인 옥천냉면은 돼지고기로 육수를 낸다.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짠지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면은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섞은 굵은 면을 사용한다. 툭툭 끊기는 평양냉면과 쫄깃쫄깃한 함흥냉면의 중간쯤 되는 식감이다. 큼지막하게 부친 완자와 편육을 곁들이면 더 맛있다.

시원한 여름 보양식 - 하남 초계국수 

새콤하고 알싸한 초계국수. 여름철 별미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새콤하고 알싸한 초계국수. 여름철 별미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초계국수는 차게 식힌 닭 육수에 국수를 말고, 닭고기를 얹어 먹는 음식이다.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의 전통음식인 초계탕에서 유래했다. ‘초’는 식초, ‘계’는 평안도 방언으로 겨자를 뜻한다. 새콤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하남시 덕풍동의 ‘미사리 밀빛 초계국수’가 이름난 맛집이다. 하얀 국수 위에 백김치, 오이, 닭 가슴살을 듬뿍 올려 낸다. 육수가 구수하면서도 시원하다. 매콤한 양념을 더한 초계 비빔국수도 인기 높다. 시원한 맛과 푸짐한 양은 물론 대로변에 위치한 까닭에 자전거와 오토바이 동호인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풍요로운 서해의 선물 - 안산 대부도 바지락 칼국수

별 재료 없이 바지락만 넣고 끓여도 국물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별 재료 없이 바지락만 넣고 끓여도 국물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안산 대부도 인근 갯벌에서 자라는 바지락은 알이 굵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별다른 재료 없이 바지락만 넣고 끓여도 개운하고 맛있다. 대부도의 바지락칼국수는 방아머리 음식타운과 구봉도 입구 인근에 모여 있다. 바지락을 푸짐하게 넣고 버섯과 채소를 더한 칼국수는 그야말로 바다의 맛이고, 한 번 맛을 보면 멈출 수 없는 마력이 있다.

정우성도 반한 - 연천 망향비빔국수

영화 '강철비'에 등장했던 망향비빔국수. [사진 경기관광공사]

영화 '강철비'에 등장했던 망향비빔국수. [사진 경기관광공사]

68년 문을 연 망향비빔국수 본점이 연천에 있다. 연천 근처에서 군 생활을 한 사람들이 성지 순례하듯 다녀갔다는 맛집이다. 비빔국수는 백김치가 함께 나온다. 국수는 한눈에도 매콤해 보이는 양념에 비벼진 상태로 나온다. 고명으로 김치와 오이, 상추가 올라간다. 면은 소면보다 두꺼운 중면인데 자연건조 시켜 더욱 쫄깃하고 차진 식감을 준다. 최근 영화 ‘강철비’에도 등장했다. 정우성과 곽도원이 나란히 앉아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먹으며, 전설적인 ‘국수 먹방’을 남겼다.

알고 보면 쫄면 성지 - 수원 쫄면

가성비 좋은 국민 간식 쫄면. [사진 경기관광공사]

가성비 좋은 국민 간식 쫄면. [사진 경기관광공사]

경기도 수원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쫄면집이 여럿이다. 수원화성 장안문 앞에 ‘보영만두’와 ‘보용만두’가 있고, 팔달문시장에는 ‘코끼리만두’가 있다. 모두 1977년에서 1978년에 문을 열었으니, 만 40살이 넘는다. 공교롭게 모두 가게 이름에 '만두'를 달고 있지만, 쫄면으로 더 유명하다. 매콤한 쫄면에, 육즙 가득한 만두를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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