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퇴직 선물 알고 보니 청나라 보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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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런던의 환경미화원이 60여 년 전 퇴직 선물로 받은 도자기(사진)가 중국 청나라 시대 보물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1일 보도했다.

이 도자기는 10일 런던 본햄 경매장에서 9만2000파운드(약 1억 6000만원)에 홍콩의 미술상인에게 팔렸다. 사각형의 이 붉은 도자기에는 꽃과 음양 문양이 새겨져 있다. 경매장 측은 이 도자기가 18세기 중국 청나라의 건륭(乾隆)제를 위해 만든 국보급 미술품이라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이 보물은 런던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여성이 1940년 퇴직할 때 고용주에게서 선물 받아 간직하다가 손자에게 물려줬다. 손자는 이 도자기를 거실 텔레비전 옆에 장식용으로 뒀다가 지난해 비슷한 모양의 도자기가 고가에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경매장을 찾아 감정을 의뢰했다.

경매장 측은 보존 상태가 좋았다면 100만 파운드(약 17억5000만원) 이상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지만 소유자가 지나치게 많이 닦고 문지르는 바람에 금 장식이 거의 다 떨어져 나가 값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미술품 전문가인 줄리앙 킹은 "도자기는 청나라의 잃어버린 보물"이라며 "18세기 중국 황제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21세기 영국에서 200여 년 만에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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