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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건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결혼을 앞둔 은행여직원 L양(22)이 어느날 매우 걱정스런 얼굴로 진찰실에 들어왔다.
약1년전부터 팔·다리와·머리속 몇군데에 생긴 흰 비듬같은 것이 이젠 온몸으로 퍼진데다 얼굴이 붓고 잠도 잘오지 않아 약혼자를 만날때마다 걱정이 앞서 찾아왔다고 했다.
L양은 증세가 나타난 초기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가까운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발랐다. 약을바르면 좋아지다가 중단하면 다시 돋아나곤 했다. 이러기를 여러번 반복하다가 이상부위가 자꾸커지고 여러군데로 번지자 피부에 좋다는 약을 복용했다. 역시 약을 먹을땐 신기하리만큼 썩 좋아져 매우기뻐했으나 끊으면 재발하곤 했다는 것이다.
L양을 진찰한 결과 난치성이고 재발도 잘되는 피부병인 건선으로 판명됐다.
이 질환은 은백색의 비듬이 덮이고 경계가 분명한 발진이 신체 어느부위에서든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뿐아니라 손톱·발톱에도 나타나 노랗게 변색되거나 두터워지기도 한다. 때로는 관절통도 있을 수 있다.
건선의 진단은 비교적 쉬우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치료다. 질환 자체가 만성이고 재발이 잘되므로 치료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하며 부작용이 없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턱대고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장기복용의 경우 심하면 당뇨병이 생기거나 위궤양·위출혈·고혈압 증세가 나타나고 피부가 갈라지는등 심각한 부작용을 빚을수 있다.
이때문에 장기치료를 요하는 건선은 적절한 치료법 선택이 매우 증요하다. 처음에는 먹는 약을 되도록 사용하지 말고 주로 바르는 약으로 치료하다가 잘안되면 일광속의 자외선을 이용하는 방법을 적용한다.
자외선치료법은 지난74년 미국하버드대의대 패리시교수가 개발, 최근 전세계로 파급된 방법으로 지금까지로는 최상의 치료법으로 꼽히고 있다.
특정한 약을 바르거나, 복용한후 일광의 자외선을 1주일에 2∼3회정도 병변에 쬐면 약4∼5주후에는 피부병변이 깨끗이 좋아지며 큰 부작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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