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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그나마 공정경제만 성과"···김상조 발탁 숨은 코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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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투톱인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이른바 ‘영·조’ 라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이 주목받고 있다.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김상조 정책실장,김외숙인사수석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김상조 정책실장,김외숙인사수석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정경제 성과보고대회’가 상징적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성과만을 다루는 행사로서는 처음 열린다.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3개 경제정책 기조 가운데 전략회의→추진 전략회의→성과회의라는 3단계 로드맵에 따라 회의가 열린 것도 공정경제가 유일하다.

더구나 이날 행사는 김상조 실장이 직전까지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내다 지난달 정책실장에 임명된지 20여일 만에 열린다. 문 대통령이 2017년 대선캠프영입인사였던 김 실장을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하고 공정경제 정책을 맡긴데 이어 정책실장으로까지 승진 발탁한 것은 그만큼 성과를 인정한것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경제는 3대 정책 기조 가운데 가장 늦게 전략회의(지난해 11월 9일)가 개최됐지만 3개월 만에 추진전략회의(올해 1월 23일)를 거쳐 6개월 만인 이날 다시 성과보고대회가 열렸다. 문 대통령은 두 번째 회의였던 추진전략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어쨌든 3축 가운데 지금까지 그래도 가장 평가가 좋았던 것이 저는 공정경제 분야라고 생각이 된다”고 말한 일도 있다.

혁신성장은 3대 기조 가운데 가장 먼저 전략회의(2017년 11월 28일)가 열렸지만 보고대회(지난해 5월 17일)만 한 차례 더 열리는 등 두 차례 회의에 그쳤다. 소득주도성장 전략만을 따로 다루는 행사가 열린적은 없다. 다만 홍장표 전 경제수석을 위원장으로 하는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출범한 당일 사회 정책까지 아우르는 ‘포용국가 전략회의(지난해 9월 6일)’에 참석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와 장하성 정책실장은 경제 실정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경질됐다. 그러나 김종인 전 대표는 경제성장률에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의 관점 자체를 비판한다. [기재부 제공]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와 장하성 정책실장은 경제 실정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경질됐다. 그러나 김종인 전 대표는 경제성장률에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의 관점 자체를 비판한다. [기재부 제공]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김상조 실장과 함께 경제관료 가운데서는 장하성 전 정책실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이른바 ‘김앤장’으로 불리며 주목받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두 사람을 동시 경질했다. 각각 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혁신성장으로 대표되는 장 전 실장과 김 전 부총리가 불협화음을 노출해 경제 정책의 혼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장 전 실장에 이어 2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김수현 전 실장은 이를 의식한 듯 ‘원 팀’을 강조하고 소득주도성장 대신 ‘포용국가’를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혁신성장은 후임 홍남기 부총리 대신 노영민 비서실장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올해 1월 노 실장이 부임한 이후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성장 정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가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발표하게 된 것도 노 실장 취임 이후 구체화된 것들이다.

3선 의원 출신인 노 실장은 직접 중소기업을 운영해본 데다 19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에게 산업 정책을 조언하고 있다. 노 실장은 나아가 소셜네트웍 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하며 대국민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실장이) 국민 여러분과 직접 소통하며 있는 그대로의 대한민국을 소상히 알려드리고 싶다고 한다”며 “많이 응원해 주시고 소통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의 SNS 활동을 직접 격려한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 들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며 “그런 성과를 도출해낸 참모진은 더욱 격려하고 북돋으려는 것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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