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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이재용 등 총수 5명과 만찬…“한·일 관계 많은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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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4일 오후 6시55분.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검은색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도착했다. 잠시후 손정의(62)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 내렸다. 손 회장은 “한·일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정치에 대해선 모른다”고 짧게 답한 뒤 들어갔다. 이어 정의선(49)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도착했고, 구광모(41) ㈜LG 대표, 김택진(52)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52)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차례로 들어섰다.

빈 살만 왕세자 때처럼 함께 만나

대기업 총수 3명과 벤처창업 1세대 등 한국 대표 기업인들이 4일 한자리에 모였다. 방한한 손정의 회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기업 총수들이 모인 지 8일 만이다.

당시엔 이 부회장, 정 수석부회장, 구 대표와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삼성의 영빈관 격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한밤 회동을 가졌다. 이번엔 이 중 ‘이(재용)·정(의선)·구(광모)’ 젊은 총수들에 더해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업체(IT)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와 이해진 GIO까지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IT 구루(Guru)’인 손 회장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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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국내 벤처 기업 쿠팡에 30억 달러(약 3조5700억원)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또한 세계 최대 차량공유 기업 우버의 최대 투자자이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기업인 그랩 등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반도체·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현대차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사업영역이 겹친다.

손 회장은 이 부회장과 단독 회동을 가진 뒤 한 차로 이동하는 등 ‘각별한 사이’임을 숨기지 않았다. 골프를 매개로 친분을 쌓아온 이 부회장과의 회동은 2016년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난 후 약 2년10개월 만이다.

이날 회동에서 손 회장이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해 모종의 조언을 해줬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손 회장은 오후 9시30분쯤 만찬장을 떠나면서 (기업인들에게)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해 조언을 주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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