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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7연승 마법...5강 싸움 시작

중앙일보

입력

KT와 삼성이 맞붙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 KT 마무리 투수 이대은이 2-0이던 8회 초 1사 2·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이대은은 첫 타자 구자욱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았다. 3번타자 김헌곤을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4번 러프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KT가 7연승을 달리는 동안 1승 3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 이대은. [연합뉴스]

KT가 7연승을 달리는 동안 1승 3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 이대은. [연합뉴스]

이대은은 9회 말도 무실점으로 막고 3-0 승리를 지켰다. KT는 창단 후 최다인 7연승을 달렸다. KT가 연승 행진을 하는 동안 이대은은 9이닝을 실점없이 막고 1승 3세이브를 올렸다.

미국·일본 리그를 거쳐 올해 KT에 입단한 이대은은 시즌 초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그를 불펜으로 돌린 건 이강철 KT 감독의 승부수였다.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김재윤을 대신해 지난달부터 이대은을 클로저로 활용하고 있다.

해외 시절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던졌던 이대은의 특징을 이 감독이 다시 파악한 것이다. 선발 경험이 있어 8회부터 던져도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이대은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이날 8회 초 위기에서도 빠른공에 의존하지 않고 포크볼 위주의 피칭을 했다. 이 감독은 "이대은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김재윤이 돌아와도 셋업맨을, 이대은이 마무리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연승은 주포 강백호가 부상(손바닥)으로 빠진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위기에서 꺾이지 않고 상승세를 만든 것이다.

강백호의 공백을 메운 건 조용호다. 강백호가 그랬던 것처럼 3번 타순과 우익수를 맡고 있다. 조용호는 장타력이 떨어지지만 콘택트 능력과 작전수행력이 뛰어나다. 타격 직전 내야수의 움직임을 보고 툭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 내며 이 감독을 여러 번 놀라게 했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있으면 타선의 무게감이 있다. 그러나 조용호가 들어가면 작전구사의 폭이 넓어진다. 우리 팀은 (장타자가 많지 않아) 작전을 해야 득점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조용호는 올 시즌 36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타율 0.329를 기록 중이다.

컨택트와 작전 수행이 뛰어난 KT 조용호. [연합뉴스]

컨택트와 작전 수행이 뛰어난 KT 조용호. [연합뉴스]

막내팀 KT가 성장하는 장면은 큰 위기를 이겨내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새 얼굴이 등장하고, 주축 선수가 이탈해도 훌륭한 대체 자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전에서 선발 6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3승6패)가 된 배제성을 비롯해, 전날 삼성전에서 5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5승7패)한 김민, 2승 2패를 기록 중인 김민수까지 5월 이후 선발진에 합류해 놀라운 피칭을 하고 있다. 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KBO리그에서 KT의 젊은 선발투수 자원은 상당히 돋보인다.

이 감독은 "마운드가 안정되고 수비가 탄탄해 졌다. 쉽게 실점하지 않으니 승부가 되고 있다"며 "우리 팀은 베테랑들이 젊은 후배들을 시기하지 않고 기술적·정신적으로 많이 도와준다. 그런 과정을 통해 팀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창단 후 최다 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 [중앙포토]

KT 창단 후 최다 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 [중앙포토]

마법에 걸린 것처럼 쑥쑥 성장하고 있는 KT는 어느새 6위에 올라 있다. 5위 NC와의 승차는 2경기다.

수원=김식 기자 seek@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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